26일 니와노평화상을 수상한, 평화재단 이사장 법륜 스님이 상패를 들고있다. 사진 평화재단 제공
(재)평화재단 이사장 법륜 스님이 26일 ‘아시아의 종교 노벨평화상’으로 불리는 니와노평화상을 수상했다.
니와노평화재단은 “법륜 스님은 필리핀의 민나다오에 있는 무슬림, 인도에 있는 힌두교와 기타 종교인, 미얀마와 방글라데시에 있는 로힝야족 등 종교가 다른 사람을 위한 해외 활동에 집중해왔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법륜 스님은 니와노평화상 수상 상금 2천만엔(2억1500여만원 상당) 전액을 국제참여불교연대를 통해 동남아 빈곤여성 및 코로나 방역 지원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니와노평화상 시상식은 애초 지난 6월3일로 예정됐으나,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연기돼 26일 온라인으로 열렸다.
법륜 스님은 이날 한국어, 일본어, 영어로 동시에 발표된 수상 연설에서 “모든 사람의 자유와 행복은 인류가 이루고자 하는 꿈”이라며 우선적으로 실천해야 할 과제로 평화, 환경, 구조적 불평등 해결 등 세 가지를 제안했다.
법륜 스님은 “이념, 종교, 국가를 넘어 일체의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지지하는 활동에 대화와 협력이 집중되기를 바란다”며 “한반도 평화는 아시아의 평화로 나아가 세계 평화로 이어지는 중요한 징검다리이므로, 한반도 평화 없이 세계 평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법륜 스님은 이어 ‘환경’에 대해 “이제 기후 위기에 따른 재앙 앞에서는 어떤 나라도, 어떤 사람도 안전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며 “지금 우리는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소비를 줄일 것인가, 아니면 공멸할 것인가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밝혔다.
법륜 스님은 또 ‘구조적 불평등’과 관련해 “사람은 누구나 인종, 성별, 계급, 종교, 민족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 받아서도, 신체장애, 성애, 난민 등 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해서도 안된다”며 “모든 인간은 평등하고 존엄하다”고 말했다.
법륜 스님은 “평화, 환경, 구조적 불평등 문제 해결과 전염병 확산 방지는 전 인류가 공동으로 대응하여 해결해야할 시급한 과제들”이라며 “세계의 모든 평화활동가들과 각국의 정치지도자와 종교지도자들이 함께 협력한다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해결할 수 있고, 마음을 모으면 기적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26일 코비드19로 인해 온라인시상으로 대체된 니와노평화상 시상식에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전 한국복음주의협회장 김명혁 목사(아래 왼쪽), 박남수 전천도교 교령(아래 오른쪽), 뒷줄 왼쪽부터 천주교 명동성당 김홍진 신부, 전 경동교회 담임 박종화 목사, 성공회 박경조 주교, 원불교 평양교구장 김대선 교무. 사진 평화재단 제공
일본 도쿄에 본부를 둔 니와노평화재단은 세계 평화 실현과 평화 문화의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1978년 설립됐다. 이 재단은 125개국 1천여명의 지식인의 추천과 불교·기독교·이슬람교 등 7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평화상 수상자를 선정한다. 한국인으로서는 2000년 고 강원룡 목사에 이어 법륜 스님이 두 번째 수상이다. 역대 수상자로는 루터교세계연맹 의장 무닙유난, 타이완 자재공덕회 설립자 증엄 스님, 브라질의 카마라 대주교 등이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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