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휴심정 조현이만난사람

“누군가를 미워하면 다음생에 다시 만나”

등록 2021-09-03 04:59수정 2021-09-04 07:00

‘죽음 강의’ 3부작 완간한 최준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죽음 강의’ 3부작을 8년에 걸쳐 완간한 한국죽음학회장 최준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조현 기자
‘죽음 강의’ 3부작을 8년에 걸쳐 완간한 한국죽음학회장 최준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조현 기자
최준식(65)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카르마 강의>(김영사 펴냄)를 냈다. 2014년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죽음학 강의>를 펴낸 것을 시작으로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임종학 강의>에 이은 세번째 죽음 시리즈다.

미국 템플대학교에서 종교학 박사 학위를 받고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를 지낸 최 교수는 원래 한국인과 한국 문화 특성을 연구하는 한국학 권위자다. 그런 그가 죽음과 내세에 꽂혔다. 2005년엔 한국죽음학회를 국내 처음으로 발족시켰다. 그는 인간의식연구센터를 세워 인간의 죽음과 무의식, 초의식, 전생, 최면 같은 주제에 대해 연구하고 가르쳤다. 그간 한국죽음학회는 많은 ‘죽음 세미나’를 열고, ‘웰다잉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죽음학은 삶을 잘 마무리하기 위함도 있지만, 이생의 숙제를 잘 풀고, 제대로 된 삶을 살기 위한 지름길이라는 게 최 교수의 생각이다. 최 교수는 주요 종교들의 사후관을 열린 자세로 탐구했지만, 그의 ‘강의’의 배경은 종교가 아니다. 그는 철저히 근사체험자들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다. 심정지 등 죽음과 유사한 상태에서 영혼이 육체를 빠져나간 뒤 사후세계를 본 근사체험자들에 대한 연구야말로 막연했던 내세를 드러내준, 근현대 의과학의 선물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최 교수를 지난달 25일 서울 경복궁 옆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카르마란 무엇인가.

“카르마 자체는 업으로 번역되는데 원인을 말한다. 전통 인도종교에 의하면, 생전에 몸과 말과 생각으로 행하는 것들이 모두 씨앗의 형태로 저장이 되어 이번 생이나 다음생의 과보로 나올수 있다는 인과응보 이론이다.”

-만약 전생에 죄를 지었다면 그 생에 벌을 받아야지, 딴 몸이 벌을 받는다는게 말이 되나.

“몸은 달라도 밑에 흐르는 의식은 같다. 주의할 것은 모든 것을 전생 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생만으로는 설명이 안되는게 많다.”

-전생이 있다면, 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인가.

“자연의 섭리이자 신의 섭리라고 생각한다. 만약 전생엔 어머니였던 이가 현생엔 부인인데, 그걸 모두 기억하고 있다면, 어머니로 대할지 부인으로 대할지 관계가 엉망이 되어버릴 것이다. 이번 생은 전생의 문제를 가지고 와 풀어야하는 숙제가 있다. 전생의 기억을 잃어버린 이유는 이번생엔 이번 생의 숙제를 하고, 전생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만약 전생의 기억대로 똑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면 다람쥐 쳇바퀴 도는 윤회를 벗어날 수 없다.”

-전생은 어디에 기록되었나.

“아뢰야식(유식불교의 저장식)에 저장되어있다고 한다. 미국 의사 스티븐슨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두세살까지는 전생을 기억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막 꿈에서 깨어났을 때 바로 기억을 되살리지않으면 꿈이 금방 사라져버리는 것처럼 전생기억은 사라진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이들이 많은데 카르마법칙은 인간에게만 적용되는가.

“인간과 동물 차이를 의외로 간과하는데. 인간만이 자기의식을 가지고 있다. 인간만이 자기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얘기다. 동물은 자기의식이 없다. 따라서 인간만이 죽음을 알고, 선과 악을 구별할 줄 안다. 따라서 인간이 동물로 떨어지거나 동물이 인간으로 올수도 없다.”

-인간은 계속 환생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인간은 왜 계속 환생을 하는가.

“이룬것도 없이, 인격 완성도 되어본적도 없이 이대로 영원히 끝나 두번 다시 기회가 주어지지않는다면 너무도 허망할 것이다. 칸트는 ‘한생은 인간 도덕성을 완성하기엔 너무 짧다’고 했다. 신이 그랜드 캐년을 만드는데도 수백만년을 들였는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을 완성하는데, 한생만 쓰기엔 너무 짧다. 칸트는 ‘인간이 윤리적이 되기 위해서는 사후생이 있어야하고, 심판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인격의 완성을 위해서도 인간의 환생이 요청된다.”

-우리는 언제까지 지상에 환생해야 하나.

“환생을 그치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 환생을 그치려면 영혼이 가지고 있는 미움과 집착같은 부정적인 것들이 모두 사라져야한다.”

-인간이 환생한다는 증거가 있나.

“증거는 없고. 과학적으로 실험할 수도 없다. 다만 역행 최면을 해서 로마의 누구였다고 하면, 역사기록도 없을 경우 믿기 어렵다. 좀 더 신뢰성을 얻은 것은 미국의 의사 이안 스티븐슨 연구였는데, 전생을 기억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사례들을 골라놓은게 2천여건으로 1천쪽 책 두권으로 냈다.”

-이번 생은 어떻게 형성된 것인가.

“3천년전 인도에서 인간의 몸을 세가지로 구분했다. 육체와, 이를 감싸는 미세체, 원인체, 이 셋이다. 우리는 통상 몸이 있으니 오라(발광체)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오라가 상징하는 미세체가 있으니 몸이 있는 것이다. 이번 생에 풀 과제가 미세체에 프로그램화 되어있다. 부모의 교합에 의해 태어난 인간의 몸체는 미세체가 주조한 것이다. 프로그래밍된 대로 외모와 성격이 주조된 셈이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 등 이번 생에 가까웠던 사람들은 다음 생에도 또 만날까.

“누군가를 강하게 미워한다면 다시 만나게 된다. 상대방과 풀게 없으면 다시 안만나지만, 풀게 남아있으면 다시 만나게 된다. 원불교 창시자인 소태산 박중빈은 한 여성이 ‘알콜중독자로서 구타하는 남편을 내생엔 다시는 만나고싶지안은데 어떻게 해야하느냐’고 묻자 ‘그렇다면 미워하지도 말고, 관심을 끊어라’고 했다. 미움이든 애착이든 생각이 끈끈한 인연을 만들기 때문이다.”

-카르마이론이 비판받는 것은 이번생이 전생부터 이미 정해져있는 결정론이나 숙명론이어서 인간이 자유의지에 따라 진급시킬 여지를 없애는 것 아니냐는 것 아닌가.

“결정론이냐 자유의지냐는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유롭다. 팔은 안으로 굽혀지지만 인간은 팔을 거꾸로 제낄 자유도 있다. 꺾이면 아프니까 그런 자유를 사용하지않을 뿐이다. 카르마는 ‘줄에 묶인 개’에 비유할 수 있다. 개는 줄의 길이만큼 자유롭다. 인간도 자유롭긴 하지만, 카르마의 한계 내에서 자유롭다.”

-카르마에 의해 프로그래밍 된채로 현생에 태어났다면 삶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도 할 수 있는 것인가.

“붓다의 시대 다른 경쟁자들은 영혼이 정확하게 어디에서 다시 태어날지를 놓친 것에 대해 붓다는 임종하는 순간에 가졌던 생각을 놓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지막 순간의 생각조차도 내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인간이 자유의지를 가지고 삶을 도전하고 성취해가니 사고력까지 예측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큰 것들은 예측할 수 있다. 프로그로밍은 현생의 숙제를 해마치기 위해서이기 때문에 현명한 사람들은 카르마를 알고 받아들인다. 결국 자신이 선택한 삶이어서다.”

‘죽음 강의’ 3부작을 8년에 걸쳐 완간한 한국죽음학회장 최준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조현 기자
‘죽음 강의’ 3부작을 8년에 걸쳐 완간한 한국죽음학회장 최준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조현 기자
-점술사가 인간의 미래를 점치는 것이 가능한가.

“점을 치는 무당이나 영매들은 본인들이 영혼의 정보를 직접 보는게 아니고, 자기가 모시는 영적인 존재가 상대방 영혼에 새겨진 정보를 읽어서 알려준다. 무의식에 정보가 내장돼 있으니 그걸 읽는다면 예측이 가능하다. 영매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점을 치는게 간단치가 않다. 영적인 존재가 모든 정보를 다 알려주는게 아니라, 한두개 정도만 알려주는 경우가 많아서 그걸로 해석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신체 장애도 카르마 때문인가.

“세상에 카르마가 아닌 건 없다. 그러나 그게 전생의 죄 때문이 아닐 수 있다. 이 생에도 좀 더 압축적으로 영적 성장을 하기위해 일부러 고난의 조건을 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르마법칙의 또 하나의 한계로 지적되는 것은 너무 업을 개별화한 것이다. 한국전쟁이 나면 개인의 죄가 없어도 난리의 고통을 당하고, ‘코로나’가 창궐하면 개인이 자연을 파괴하지않았어도 고통을 당하는것 아닌가.

“코로나나 기후변화에 대한 죄를 짓지않았다고 주장하더라도 책임은 있다. 자신은 죄가 없다고 하는 이들도 반생태적으로 대량 사육하는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먹어서 반환경적 자연에 일조하는 경우도 많다. 카르마엔 개인의 업도 있지만, 공업도 있다.”

-통상 노승들이 ‘몸 바꿔 다시 와야겠다’라고 열반을 예고하는데, 몸이 옷처럼 바꿔 입는 것이라면 바뀌지않은 진정한 나는 누구며, 진정한 고향은 어디인가.

“‘진정한 나’는 선불교 같은데서 말하는 언어도단의 경지이므로 내가 말할 처지가 아니다. 하지만 통상 우리는 지상에 너무 익숙해서 이것만이 존재한다고 믿는데, 이건 잘못된 생각이다. 이번 생은 잠시 다녀가는 여행일 뿐이다.”

-지구학교를 졸업하면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하는가

“원래 왔던 곳으로 돌아가게 된다. 대부분이 카르마에 따라 생사의 윤회를 계속하게 된다.”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영혼에 담긴 정보, 즉 전생을 알기 위해, 즉 자신의 카르마를 읽기 위해서 ‘소울 스캐닝’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소울 스캐닝’은 어떻게 하는가.

“역행최면을 통해 전생을 탐구하거나 무당이나 영매를 통해 알아가는 방법도 있지만, 좀 더 쉽게 스스로 자신을 탐구해서 알아가는 방법도 있다. 영혼, 즉 무의식에 기록돼 있는 숨어있는 정보를 알기 위해서, 즉 자신의 카르마를 알기위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내 삶에서 가장 결정적인 사건은 무엇인지 등을 찾아가면 알아갈 수 있다.”

-죽음관련 시리즈 첫 책이 <죽음학 강의>였는데, 죽음이란 무엇인가.

“죽는다는 말보다는 ‘몸을 벗는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지상에 살려면 육체라는 옷이 필요했고, 물에 들어갔다 나올 때 잠수복을 벗듯이 지상의 옷을 벗을 뿐 영혼 자체가 없어지는게 아니다. 육신으로부터 자유로워져 영체로서의 삶을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까.

“좋은 마음씨로 잘 살면 된다. 수많은 임종환자를 보낸 의사의 말이 임종한 사람의 얼굴을 보면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 알수 있다고 했다. 잘 살아온 분들은 임종 수간 얼굴에 마치 보톡스 주사를 맞은 것처럼 오히려 주름이 펴진다고 한다.”

-죽음을 앞둔 노인들이 누군가 잡으러 왔다며 무섭다고 하기도 하는데, 책에서 저승사자같은 존재는 없다고 했는데.

“한국사람들은 얼굴에 분칠한 저승사자가 나타나 마치 강제 구인하는 것같은 두려움으로 죽음을 생각하는데, 실은 저승사자가 아닌 안내자가 온다. 당황하지 않고 다음 생으로 잘 갈 수 있도록 안내하기 위해 가족을 비롯한 가까운 인연들이 찾아오거나, 고급영들이 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생에 나쁜 일을 많이 하고 못된 짓을 많이 하면 그런 상냥한 안내자가 아닌 나쁜 영들이 올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물질과학이 지배하는 세상이어서 영혼이나 사후세계에 대해 터무니없이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 이야기는 모두 인간이 만들어낸 환상이거나 사후체험은 뇌가 일으킨 반응일 뿐이라는 주장에 대해 어찌 보나.

“전도된 세계관이다. 마르크스의 유물론을 원용해 물질과 육신으로만 환원한 사고인데, 실은 영혼이 먼저 있고, 육신이 나중에 생긴 것이다. 우리가 전부라고 믿는 육신은 텔레비전으로 치면 수상기다.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매개체일 뿐이다. 수상기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수상기가 망가지면 버리고, 다른 수상기를 통해 프로그램을 수신해 텔레비전을 볼 수 있다. 육신과 영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스위스출신의 미국 정신과 의사 퀴블러로스박사도 허무맹랑하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그들도 죽으면 알게 될 것이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사후생을 믿어서 손해 볼게 없다. 없다면 후회할 일도 없다. 그러마 만약 아무런 준비도 안했는데, 사후생이 있다면 어떻겠는가.”

-사람이 죽으면 주검은 냉동실에 넣고, 이후 대부분 화장을 해버리는데, 육체와 영혼의 관계는 무엇인가.

“육체는 물질이고, 영혼은 의식이 들어있는 에너지체다. 영혼은 전생으로부터 수많은 정보가 들어가 있는 의식체다.”

-가족들이 사망하면 그립다. 그런데도 왜 영혼을 만날 수 없는가.

“사후세계를 부정하는 논거중 하나가 그것이다. 그러나 근사체험자들에 따르면 영혼의 세계와 물질(육신)의 세계는 파동이 다르다고 한다. 지상의 느린 파동과 비교할 수 없이 영계의 파동은 빠르다고 한다. 따라서 영계의 존재가 지상의 인간과 교신하려면 자기 파동을 엄청나게 늦춰야하는데, 만볼트를 천볼트의 변압기로 수용해야하는 것처럼 쉬지않다고 한다.”

-간혹은 영혼들이 우리에게 소식을 전할 수 있다는데요. 어떻게 전하고, 이를 어떻게 알 수 있나.

“월가의 증권맨에서 사후 연구자로 탈바꿈했던 빌 구겐하임의 책 <사후통신>에선 영혼들이 소식을 전하는 12가지 방법이 나와있다. 많은 경우 꿈이나 냄새, 촉감 등으로도 나타난다고 한다. 또 서울대 의대교수인 지인의 경우 미국에 교환교수로 갔을 때 자기가 돌봐주던 환자가 찾아왔다가 대화도 하고 돌아갔는데, 후에 한국에 와서 확인해보니 그 시간에 그 환자가 사망한 시각이었다고 한다.”

-예수의 부활도 육체의 부활이 아닌, 영체로 볼 수 있나.

“부활했다면 영체 부활이지 육신의 부활은 아니다. 기독교 교리에선 육신 부활이라고 했지만, 돌아가신 다음 제자들이 모여있는 장소에 갑자기 나타났다는 것으로 봐서 영체 부활로 볼수 있다.”

-근사체험자 가운데 10% 정도만이 빛을 체험한다고 하는데, 그들이 본 빛은 무엇인가.

“빛이라기보다는 빛의 존재를 체험한 것이다. 지상이 칙칙한 색깔의 세계라면 영계는 빛나는 세계다. 빛이 물질화하면 색깔이 된다. 근사체험자들 영계의 아름다움은 인간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다고 한다.”

-천당과 지옥은 있다고 보나.

“종교에서 말하는 천당과 지옥은 없다. 예수를 믿어야 천당 간다고 하는데, 천당이나 무간지옥 같은 것도 없다. 사후의 세계는 물질이 아닌 파동의 세계여서 같은 파동의 영끼리 유유상종한다고 한다. 내가 수준이 높으면 파동이 빠른 영계에서 고급영들과 함께 지내지만, 내가 탐욕스럽고 폭력적이라면 사후에도 그런 영들이 사는 세계에서 아귀다툼을 벌이게 된다. 영계에선 유유상종해서 급이 다른 영들끼리 소통이 쉽지않기에, 영적인 진급은 지상이 훨씬 수월하다고 한다.”

-한국 개신교 근본주의는 예수 믿어야 천당가고 믿지않으면 지옥간다는 주장을 펴지않은가.

“미국에서 근사체험 연구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드디어 사후의 삶이 있다는 것을 대중들이 믿을 근거가 생겼다면서 기독교계가 대환영을 했다. 그러나 근사체험자들이 막상 사후에 가보니, 지상에서 교회에 나갔느냐, 예수를 믿었느냐를 아무도 묻지않았다고 증언하자 기독교가 돌아섰다.”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카르마 법칙에 따라 잘못된 행동을 하면 현생에 벌을 받는다는데, 어떤 행동을 하면 어떤 과보를 받는가.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살인을 하면 살인을 당하는 직접적인 되갚음도 있지만 살인자라도 크게 참회하고, 봉사를 한다면 과보가 달라질 수 있다. 또 전생에 남을 창피를 준 사람은 얼굴에 흉터가 생기고, 전생에 남을 속상하게 하면 현생에 가슴앓이를 하고, 전생에 빈자를 멸시하면 노숙자가 된다고도 한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것을 기뻐하며 파티를 벌이는 것을 죄수의 잔치에 비유한 까닭은.

“삶은 빡세고 고되다. 그런 삶을 축하하는 것은 죄수가 감옥에 들어온지 1년이 됐다며 파티를 하는 것과 같다. 내생을 믿는다면 오히려 고난의 몸을 벗고 자유를 얻은 죽음을 축하하게 될지 모른다.”

-임종이 가까운 부모나 가족을 잘 보내는 방법은.

“첫번째는 마음을 편하게 해드려야한다. 임종 직전 두가지 고통이 있다. 육체적인 고통과 함께 혼자 떠날 수 밖에 없다는 정신적인 고통이다. 육체적인 고통은 의사가 최대한 해결해줘야한다. 정신적인 고통은 가족들이 계속 옆에서 ‘우리는 아버지 어머니와 같이 한다’는 것을 잊지않도록 쓰다듬으며 사랑한다고 하고, 돌아가신 다음에도 추모하고 기억할 것임을 주지시켜 외롭지않게 해드릴 필요가 있다. 호스피스들의 말에 따르면 종교 여부와 상관없이 사후세계를 믿지않는 이들보다 사후세계를 믿는 이들이 훨씬 더 편하게 삶을 마무리한다고 한다.”

-말기 환자에 대해서도 불효가 될까봐 연명 치료를 계속하는 경우가 많은데.

“치료가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면 모르지만, 그런 연명치료가 더욱 고통스럽게 할 수 있다. 또한 한사람이 평생 쓰는 의료비 중 절반을 죽기 전 한달 동안 받는 치료에 쓰고, 특히 죽기 전 3일 동안 의료비 중 25퍼센트를 쓴다는 통계가 있다.”

-말기 질환 상태에 들어가면 반드시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

“유언장과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야한다. 통장은 물질을 남기지만 유언장은 마음을 남긴다고 한다. 만약 유산의 분배를 분명히 하는 유언장을 남기지않으면 주검이 침상에서 벗어나기 전부터 자식들이 싸울 수 있다.”

-말기환자들은 육체적으로 통증으로 고통을 겪을 때 어떻게 해야하나.

“몰핀을 최대한 투여해 통증의 고통을 해소해줘야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마약관리대장 기입의 부담 때문에 의사들이 소극적인 경우도 많은데, 먼저 고통스런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통증을 줄여줘야 한다.”

-말기환자 방문자들이 주의해야할 것은

“환자에게 스트레스를 주지않아야한다. 마지막엔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방문자들이 ‘내가 누군지 아세요’라고 묻는데, 당사자는 한두번도 아니고, 짜증이 배가될 수 있다. 따라서 환자의 상태가 좋지않을 때는 ‘저 누구입니다’라고 먼저 소개하고 인사를 드려야 한다.”

-임종 순간 주의해야할 점은

“환자가 허공을 보며 ‘누가 왔다’고 하면, ‘오긴 누가 왔다’고 그러냐며 구박을 하지말고 ‘그러시냐’고 호응해주면 된다. 숨이 끊어진 뒤 흔들거나 통곡하지 말아야 한다. 내생으로 가는 여행을 방해하는 일을 일체 삼가야 한다. ‘저 위에 환한 빛이 보이시지요. 그 빛을 따라가세요’ 정도가 좋고, 근사체험자들은 기도도 좋지않다고 한다. 특히 의사와 간호사를 불러 심폐소생술 등을 하는 것을 삼가할 필요가 있다. 말기환자의 경우 심폐소생술로 경우 20~30분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가슴뼈가 부서지고, 더욱 고통을 가중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유의해야한다. 무엇보다 임종학 강의를 받고 준비할 필요가 있고, 장례는 직접 하기보다는 믿을만한 상조회사에 맡기는 게 가장 현명하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휴심정 많이 보는 기사

“사익과 자기 명리에 빠지면 결국 불심도 민심도 멀어질 뿐” 1.

“사익과 자기 명리에 빠지면 결국 불심도 민심도 멀어질 뿐”

가톨릭 가경자 최양업, 교황청 심사 통과 못해…추후 재추진 2.

가톨릭 가경자 최양업, 교황청 심사 통과 못해…추후 재추진

40년 은둔수행자 현기 스님 ‘벽암록’ 설법 내린다 3.

40년 은둔수행자 현기 스님 ‘벽암록’ 설법 내린다

자기내면의 시궁창에 들어가봐야 사람이 보인다 4.

자기내면의 시궁창에 들어가봐야 사람이 보인다

“악마묵주 사용말라”…천주교, 성물 모조품 경계령 5.

“악마묵주 사용말라”…천주교, 성물 모조품 경계령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