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 중앙성결교회 담임 한기채 목사
지난 1일 한국성결교회연합회 대표회장에 취임한 한기채 목사는 기독교윤리학 박사로서 ‘묵회자 윤리’와 개신교의 개혁을 주창하고 나섰다. 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본부 한국·3천여개 교회·50만여명
1일 한국성결교회연합회 대표회장 취임
윤리규정 제정·사회책임위도 설치 본부 지역구 당선된 이낙연 의원에
“힘의 양이 아닌 질로 감동을” 고언 “한국교회는 세계 기독교사에 없는 놀라운 부흥을 이뤄냈다. 선교사도 많이 파송해 다른 나라로부터 경이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교회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자 황금알이 탐나 거위를 잡아버리고 있는 건 아닌가. 목회자들이 신자들을 교회 부흥을 위한 도구로 생각했다면 회개해야 한다. 목회직이 성직자의 생활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 목사는 전주의 미션스쿨인 신흥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성결교와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성결교단은 한국교회의 주류인 장로교나 감리교와 달리 1907년 일본 유학을 다녀온 이들에 의해 만들어진 한국의 자생교단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교단 본부가 미국 등에 있는 것과 달리 성결교단 본부는 한국이다. 한국에는 3천여개의 교회에 50만여명의 신자가 있다. 한 목사는 전북 진안에서 태어났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같은 마을의 형이라고 한다. 그러나 ‘친여’만은 아니다. 중앙성결교회가 자리한 종로에서 출만한 이낙연 의원이 당선 인사차 교회에 찾아왔을 때 그는 ‘힘의 양이 아니라 힘의 질이 감동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또 더불어민주당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입법을 반대한다는 뜻도 전했다고 했다. 그 역시 ‘변화 없는 목회자’의 모습을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성결교단은 보수개신교연합체인 한기총을 오래 전에 탈퇴했다. 그런데도 전광훈 목사 등이 여전히 한기총 소속인 듯 공표하자 설결교단은 총회에서 ‘한기총 탈퇴’를 재차 선언해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교인들이 사회참여를 할 수 있지만 목사가 나서서 그런 방식의 정치적 투쟁을 하는 것은 합당하지 못하다”며 “보수와 진보까지 아우르는 넓은 스펙트럼을 지녀 건강한 보수와 건강한 진보가 함께 가야 하는데, 한국기독교를 한 쪽으로만 규정하는 것은 건강하지 못 하다”고 전 목사를 비판했다. 한 목사는 미국 밴더빌트대학에서 기독교윤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엘 고어 미국 전 부통령과 같은 교수 아래에서 동문수학했다고 한다. 1996년부터 서울신학대 기독교윤리학 교수로 활동한 그는 김중기 전 연세대 부총장과 함께 초교파인 새사람교회에서 공동 목회를 하며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했다. 성결교단이 개신교의 주류교단이 아니고, 그의 교단 총회장 임기도 1년뿐이다. 따라서 그의 주장이 얼마나 파급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그는 ‘목회자 윤리규정’과 ‘7가지 죄악’을 유튜브로 배포하고, 책으로도 내 계속 확산시킬 계획이다. 그는 일회성 발표보다 끊임없는 실천이 중요하다고 본다. 교회의 갈등을 법정 소송으로 가져가는 관행에서 벗어나 기독교적 해결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된 기독교화해중재원에서 그는 이전부터 이사로 활동해왔다. 또 세월호 참사 이후 ‘생명을 살리기 위해 실천 가능한 것부터 해가자’며 교회에서 한 달에 한 건의 실천을 하고 있다. “첫 달은 음식 남기지 않기로 시작해 그다음 달은 ‘다 함께 돌자 동네 한 바퀴’로 담배꽁초와 휴지를 줍고, 그다음엔 ‘교회에 대중교통이나 도보로만 오기’ 등을 실천했다.” 그래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도 우리가 변화할 기회라고 그는 생각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한 이후 교단 내 미자립교회 1200곳에 100만원씩을 지원한 한 목사는 “코로나19 사태는 그 동안 사회적인 책임을 감당 못하고 더불어 살아가지 못하고, 자연 생태계를 돌보지 못한 것을 성찰하고, 우리가 살아온 방식을 돌아보라는 메시지”라며 “강제적인 안식이 주어진 만큼 너무 조급해하기보다는 잠시 멈춰 기존의 목회자 중심, 교회 중심 신앙을 가족과 일터와 실천의 신앙으로 바꿔가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크리스천이 타 종교에 폭력적으로 행동한 것과 관련해 “자신이 따르는 진리를 확신하는 것은 좋지만 자기의 믿음이 소중하면 다른 사람 믿음도 소중하게 대해줘야 한다”며 “대화나 협력이 종교 간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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