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대 대통령 선거에서 김대중·김영삼의 단일화 실패로 신군부 출신의 노태우가 당선된 지 8일 뒤인 1987년 12월24일 아침. <한국일보> 9면에 역사적인 광고가 실렸다. ‘민주화는 한판의 승부가 아닙니다’라는 큰 제목 아래 ‘허탈과 좌절을 떨쳐버리고 한겨레신문 창간에 힘을 모아 주십시오’라는 작은 제목이 붙었...
1986년 11월29일 법무부에 희한한 인사발령이 하나 났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란 정체불명의 검사장급 직제가 돌연 신설됐는데 인사 대상자는 차관급 자리를 차지해놓고는 출근은 안기부로 했다. 그가 바로 5·6공의 황태자로 불리던 박철언 검사. 소속만 검찰이었지 청와대와 안기부에 파견되는 형식으로 내내 권력 핵...
우리나라 땅값 총액은 최근 공시지가로 따져 2200조원쯤 된다. 캐나다를 6번, 프랑스를 8번 살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1953년부터 2007년까지 54년간 땅값 총액은 1만배 이상 폭등했고, 특히 1963~79년 사이 3.4조원에서 329조원으로 100배가량 올랐다. 이정우 경북대 교수가 한국감정원과 통계청 등의 자료를 토대로 ...
1998년 3월9일치 <한겨레> 1면에 안기부 내부 비밀문건 하나가 실렸다. ‘오익제 편지사건 언론보도 실태 및 후속 대책’이란 제목의 문건은 97년 대선 직전 안기부가 벌인 북풍 공작의 실체를 폭로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9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안기부장 권영해는 월북한 전 천도교 교령 오익제가 김대...
비비케이 사건으로 수감중인 김경준씨가 최근 펴낸 책에는 몇 가지 눈여겨볼 대목이 등장한다. 훗날 주가조작에 동원된 바 있는 엘케이이뱅크에 ㅅ사가 당시 5억원을 투자했는데 주식은 ‘이명박’ 명의로 발행됐다고 한다. ㅅ사는 ㈜다스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였고 “(동업자였던) 엠비는 5억원이 다스에서 ...
1992년 12월15일 대통령 선거를 3일 앞두고 메가톤급 ‘폭탄’이 터졌다. 부산지역 기관장들이 모여 선거대책 회의를 한 사실이 상세한 대화록과 함께 폭로됐다. 모임 주재자는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김기춘씨. 녹취록에 등장하는 “우리가 남이가”는 아직도 지역감정 조장을 상징하는 역사적인 어록으로 남아 ...
1973년 10월20일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대통령이 자기 비리를 캐던 특별검사를 해임해버렸기 때문이다. 그것도 법무장관과 차관이 모두 해임에 반대해 사퇴하자 송무실장을 시켜 해임을 강행했다. 그럼에도 새 특별검사 리언 자워스키는 닉슨을 몰아붙여 워터게이트 사건 연루 사실을 입증하는 녹음테이프를 받아냈...
1976년 미국 연방상원에 법안이 하나 발의됐다. 제출자는 미국 의회정치의 모범으로 불리는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그가 내놓은 양형기준법은 8년 만에 입법화돼 미국 형사재판 체계를 바꿔놨다. 그 전까지 법으로 형량의 상한만 정해놓고 판사가 하한을 정하면 가석방위원회가 수형 태도 등을 고려해 석방 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