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황제 치하의 프랑스는 1810년 형법을 정비하면서 노동자 파업은 물론 ‘21명 이상의 결사’ 자체를 처벌하는 조항을 넣었다. 1864년 나폴레옹 3세 때 이를 개정하면서 414조에 ‘폭력·폭행·협박 또는 위계로써 노동을 조직적으로 정지’시키는 경우에만 처벌하도록 완화했다. 일본은 1880년 형법을 만들면서 프랑...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 /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김지하가 ‘타는 목마름으로’를 쓴 1970년대만 해도 ‘민주주의’는 손에 넣기만 하면 모든 것을 이뤄줄 수 있을 것만 같은 꿈이었다. 1997년 12월 김대중 후보가 대선 승리 다음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을 약속했을 때는 민주주의...
헌법 제7조 2항은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돼있다. 1960년 4·19혁명 직후 신설됐다. 교사와 공무원을 부정선거와 독재정치 옹호에 동원한 이승만 정권의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이들에게 정치적 중립을 보장해주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군사정권은 이들에게 정치적 자...
1987년 1월16일 서울 서소문 검찰청사 서울지검장실. 정구영 서울지검장은 기자들 앞에서 이틀 전 서울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숨진 서울대생 박종철씨 사인에 대해 “물고문에 의해 숨진 것 같다”고 전격 공개해버렸다. 이 발표는 훗날 검찰과 경찰의 역관계가 뒤집히기 시작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물고문 사...
1988년 검찰권 독립의 명분 아래 처음으로 검찰총장 임기제(2년)가 도입됐다. 그러나 검찰은 여전히 권력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권력기관 사이 파워 면에서도 안기부에 밀렸다. 검찰이 최고 권력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건 문민정부 이래 국민의 정부를 거치면서다. 법치의 명분 아래 정보기관의 역할과 목소리가 줄...
15대 총선을 일주일 앞둔 1996년 4월4일 중무장한 북한군 1개 중대가 돌연 판문점에 난입해 박격포 진지까지 설치하며 사흘간 무력시위를 벌였다. 국무총리와 장관이 잇달아 전방을 방문하고 국방부 지휘통제실의 긴박한 장면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공개되는 등 안보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4월8일 밤 그간 합참에 위기...
미국 수정헌법 5조는 ‘누구든지 어떤 형사사건에서도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강요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1791년 만들어진 이 조항은 1966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이른바 ‘미란다 원칙’을 확립한 것을 계기로 생명력을 갖게 됐다. 연방대법원은 “피의자가 불리한 증언을 하지 않을 헌법상 기본권을 행사할 기...
2005년 3월20일 밤 휴가를 중단하고 크로퍼드 목장을 떠난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전용기 편으로 허겁지겁 백악관에 도착했다. 서둘러 연방 상하원이 전날 통과시킨 ‘테리 샤이보 부모 구제를 위한 법’에 서명을 마친 시간은 새벽 1시. 그만큼 상황이 급박했다. 테리 샤이보는 1990년 2월 돌연 심장박동이 멈추면서 혼수...
송몽규는 1917년 9월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나 윤동주·문익환 등과 명동소학교, 은진중학교를 함께 다녔다. 윤동주와 한집에서 넉 달 먼저 태어난 고종사촌형으로, 은진중 3학년 때인 1934년 12월 <동아일보> 신춘문예 콩트 부문에 당선될 정도로 글재주가 뛰어났다고 한다. 장래가 촉망되던 18살 문학청년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