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은 어떻게 매일 같은 시간이 되면 식사와 산책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까. 동물도 뇌의 해마 영역이 시간과 공간, 거리에 대한 기억을 저장하고 이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인지한다는 추측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말 못하는 작은 가족 반려동물, 어떻게 하면 잘 보살필 수 있을까요. 애니멀피플의 주간 뉴스레터를 담당하는 댕기자(견종 비글·6살)가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국내 여러 동물병원에서 멍냥이를 만나온 권혁호 수의사에게 반려동물의 건강, 생활, 영양에 대해 묻습니다. ▶▶애피레터 구독신청하기 : 검색창에 ‘댕기자의 애피레터’를 입력하세요!
Q 댕기자가 묻습니다
벌써 2022년이 사흘밖에 남지 않았어요. 엊그제가 호랑이의 해라고 했던 것 같은데, 계묘년 토끼의 해가 오고 있습니닷. 인간들은 이렇게 하루, 한 달, 일 년을 느끼는데 과연 동물들도 시간이 흐르는 것을 알고 있을까요. 댕기자 산책 시간, 밥 시간 만큼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A 권 수의사가 답합니다
먼저 댕댕이가 어떻게 매일 같은 시간이 되면 밥을 달라고 요구하는지 설명하려면 동물의 기억에 대해 알아야 해요. 우리가 ‘너 시간이 흐르는 걸 알고 있니’라고 물을 순 없잖아요. 그러니까 순차적 기억이 있는지 파악해서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는지 추정할 수 밖에 없어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동물에게는 일화적 기억(Episodic Memory)이 없다는 주장이 우세했어요. 일화적 기억이란 어느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 일어났던 과거의 개별적인 경험을 의미하는데요.
예를 들어 지난 크리스마스에 댕기자가 집사와 함께 굉장히 맛있는 식당을 방문했는데 그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면 이것이 바로 일화적 기억입니다. 일화적 기억은 과거에 일어난 사건에 대한 시간과 공간의 맥락을 포함하기 때문에 시간이라는 개념이 있어야 가질 수 있거든요.
최근엔 동물도 이러한 일화적 기억을 갖고 있다는 단서들이 계속 나오고 있답니다. 2020년 프랑스 엑스 마르세유 대학 연구진은 쥐에게 러닝머신을 달리게 했더니 뇌의 ‘시간 세포’가 활성화 됐다는 논문을 발표했어요. 쥐에게 러닝머신을 시킨 뒤 매번 7초마다 맛있는 먹이로 보상을 했더니,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고 나서는 정확히 7초 만에 먹이에 다가갔다는 거였어요.
또 한 동물원의 수컷 침팬지는 관람객이 오기 전 매일 우리 안에 들어가 작은 돌들을 쌓아서 은밀한 장소를 만드는 모습이 관찰됐는데요. 종종 관람객들을 향해 돌을 던지며 위협을 하기도 했고요. 이런 행동은 아마도 과거에 짖궂은 관람객에 의해 놀림을 당한 뒤 침팬지가 이를 피하기 위해 세운 전략이었을 거라고 추측돼요. 바로 과거의 경험을 통해 미래의 전략을 세우고, 특정 시간대에 대비를 한 것이죠.
어떻게 이런 일들이 가능한 걸까요. 비밀은 뇌의 해마에 있었습니다. 해마가 무슨 상관이냐고요. 함께 한 번 알아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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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호 수의사 hyeokhoeq@gmail.com,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