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인구가 늘어나며 자연스레 동물을 치료하는 수의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말 못하는 작은 가족 반려동물, 어떻게 하면 잘 보살필 수 있을까요. 애니멀피플의 주간 뉴스레터를 담당하는 댕기자(견종 비글·6살)가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국내 여러 동물병원에서 멍냥이를 만나온 권혁호 수의사에게 반려동물의 건강, 생활, 영양에 대해 묻습니다. ▶▶애피레터 구독신청하기 : 검색창에 ‘댕기자의 애피레터’를 입력하세요!
Q 댕기자가 묻습니다
요새 유튜브나 티브이를 보면 수의사 선생님들이 자주 출연하십니닷. 병을 치료할 뿐 아니라 동물의 행동이나 심리까지 ‘도사님’처럼 꿰뚫는 분들이 계신뎁쇼. 귀여운 동물도 만나고 도움도 주는 수의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꽈?
A 권 수의사가 답합니다
요즘 멋진 수의사 선생님들이 미디어에 자주 보이시죠! 덩달아 수의사란 직업에 대한 관심이나 인기도 높아지고 있어요. 최근 수의과대학 입학이 매년 어려워지고 있다는 소식만 봐도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 같아요. 물론 귀여운 멍냥이를 많이 만나는 건 좋은 점이에요!(과연 멍냥이도 수의사가 좋을까요?) 그런나 막연히 동물이 좋아서 수의사가 되고 싶다면, 좀 더 읽어봐 주세요.
먼저 수의사가 되는 방법은 모두 잘 아실 거예요. 수의과대학에 입학을 하는 게 먼저겠죠. 수의과대학은 수의예과 2년, 수의학과 4년을 더해 총 6년의 교과과정으로 이뤄져 있어요. 예과에서는 기초학문을 배우고요. 본과에서는 실제로 동물을 치료하기 위한 임상학문을 배우게 됩니다. 해부학이나 기생충학부터 외과, 내과 진료에 필요한 과목들을 두루 배우고요. 그 후엔 수의사 국가고시에 응시해 면허증을 취득하게 되면 수의사로서의 삶이 시작되죠.
챗지피티 같은 답변이라고요? 그럼 조금 개인적인 이야기도 해볼까요. 사실 저는 말 수의사가 되고 싶어서 수의과대학에 진학을 했습니다. 말의 우아한 체형이나 그렁그렁한 눈망울에 매혹된 것이냐고요? 그보다 말이 ‘달리는 동물’이라 관심이 갔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부터 오토바이에 관심이 많아 원동기 면허를 취득하고 즐겁게 라이딩을 했거든요.
수의대에 다니는 동안엔 말과 관련한 경험이라면 닥치지 않고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영국의 말 병원과 목장으로 실습을 다녔는데요. 수의대 본과 4학년 때 오클라호마 주립대학교에서 임상 실습을 하고 미국 수의사면허를 취득하는 과정을 택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말이라면 남들보다 많이 다뤄봤다고 생각했지만 태어났을 때부터 뒷마당의 말과 함께 자라난 친구들 앞에서는 입도 뻥긋 못하겠더라고요.
현장 경험이 쌓일수록 미국 남부 특유의 문화와 관행이 장애물로 다가왔고, 비자나 영주권 문제 등 현실적 어려움도 뒤따랐어요. 결국 저는 그 뒤 소동물 수의사로 진로를 바꿔 미국과 한국의 동물병원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제 티엠아이(TMI)를 늘어놓은 이유는요. 수의과대학을 졸업하더라도 진로가 꽤 다양하고 약간의 방황을 할 수도 있다는 걸 말씀드리려고요. 제가 꿈꿨던 말, 소 등을 다루는 대동물 수의사, 멍냥이를 진료하는 소동물 수의사 그리고 야생동물을 치료하는 야생동물 수의사 등 전문 분야가 세분화 되어 있고요. 이외에도 식품위생이나 환경위생, 공중보건 서비스나 정책과 관련한 연구소나 민간 기업, 언론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어요.
하지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현실적인 어려움도 상상해 보시길 바란다는 거예요. 동물을 좋아하는 것과 치료하는 것은 다른 일이기 때문인데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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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호 수의사 hyeokhoeq@gmail.com,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