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 고양이 보호를 위해 제주 세계유산본부와 ‘유기동물 없는 제주네트워크’가 공동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임시 보호소를 운영하기로 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제주 마라도에서 반출되는 고양이들을 위한 보호소가 마련된다. 주민이 입양을 희망한 10여 마리를 제외한 고양이들은 제주 세계유산본부에 지어질 임시 보호소로 이동해 보호 받게 된다.
제주 동물보호단체들이 모인 ‘유기동물 없는 제주네트워크’(이하 제주네트워크)는 28일 오후 제주시 연동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제주네트워크는 지난 25일 세계유산본부와 간담회를 열고 고양이 보호를 위한 공동 협력 방안을 마련했다.
제주네트워크는 “반출되는 고양이는 세계유산본부 내에 조성될 보호시설에서 보호할 예정이다. 보호시설은 세계유산본부가 총괄 책임을 맡고, 자원봉사 등 고양이 돌봄은 동물단체가 담당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제주네트워크는 간담회에서 마라도 고양이의 이력제(동물등록) 실시, 주민 설명회 개최 및 정보 공개, 보호시설 확대 등을 요구했고 세계유산본부도 이에 동의해 협력하기로 했다.
협의 방안에 따르면, 제주 세계자연유산센터 내에 마련되는 보호시설은 총 120평 규모의 컨테이너 건물 3동(묘사 2동, 물품창고 1동)으로 오는 주말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포획된 고양이는 일차적으로 제주 야생동물구조센터로 이동해 건강검진을 받고 동물등록을 한 뒤 보호시설로 이동하게 된다.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27일부터 사전 반출작업에 들어갔지만 실질적 포획은 3월 1~2일에 실시된다.
‘유기동물 없는 제주네트워크’가 28일 오후 1시30분 제주시 연동 제주시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라도 고양이 보호를 위해 제주 세계유산본부와 함께 마련한 협력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또한 마라도 주민이 입양을 원하는 개체들은 마라도에 남을 수 있게 됐다. 다만, 뿔쇠오리가 번식을 위해 마라도를 찾는 2월 말부터 6월 초까지는 실내에서만 지내도록 지침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마라도 내 길고양이 개체수는 60~70마리 정도로, 주민이 입양을 원하는 고양이는 10~15마리로 추산된다.
제주비건 김란영 대표는 “마라도 주민들은 막상 보호시설도 없이 고양이가 포획된다는 사실을 알자 마음 아파했다. 반출 결정에 앞서 주민 설명, 보호소 마련 등의 준비가 철저했어야 하는데 도의 소통 노력이 부족했던 점이 아쉽다. 앞으로도 민관이 협력해 제주 도민이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기동물 없는 제주네트워크에는 동물보호단체 제주프렌즈와 제주동물권행동 나우(NOW), 행복이네협회,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이 참여하고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