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육식동물로 진화한 고양이의 입속 환경이나 치아는 사람이나 잡식동물과 다르다. 사료를 주식으로 먹는 현대의 고양이들은 치석이 생기기 쉬워졌다. 게티이미지뱅크
말 못하는 작은 가족 반려동물, 어떻게 하면 잘 보살필 수 있을까요. 애니멀피플의 주간 뉴스레터를 담당하는 댕기자(견종 비글·6살)가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국내 여러 동물병원에서 멍냥이를 만나온 권혁호 수의사에게 반려동물의 건강, 생활, 영양에 대해 묻습니다.
▶▶애피레터 구독신청하기 : 검색창에 ‘댕기자의 애피레터’를 입력하세요!
Q 댕기자가 묻습니다
쌤, 저녁만 되면 고양이와 신경전을 벌이는 냥집사들이 계십니닷. 바로 양치질 때문인뎁쇼. 협조적인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질색하는 녀석들도 있기 때문입니당. 집사도 힘들고 고양이도 싫어하는 칫솔질 꼭 해야 하나요?
A 권 수의사가 답합니다
사실 양치질은 사람인 저도 귀찮을 때가 많은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구강 건강이 전신 건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거든요. 입안의 세균과 염증 물질들이 잇몸 내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이동하면서 치매, 심근경색, 관절염 등 여러 가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어요.
우리 자신의 입안 건강도 이럴진대, 고양이 건강까지 챙기기 참 쉽지가 않아요. 그래도 고양이 집사분들이라면 가장 걱정하는 질환이 또 구강 그리고 치아 관련 질환입니다. 고양이가 흔히 앓는 구강 질환인 구내염이나 치아흡수성변변으로 침을 흘리거나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4살 이상의 고양이 50~90%는 가볍거나 심한 구강질환을 앓는다는 조사가 있거든요. 많은 냥이들이 아프다고 말을 못해서 그렇지 불편함이나 통증을 느끼고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런 ‘고영희님’을 세심히 관찰하고 살뜰히 보살피는 것이 바로 우리 집사들의 임무겠죠! 먼저 고양이 치아만의 특별한 점을 알아볼게요. 고양이의 이빨 갯수는 유치(젖니)가 26개, 영구치가 30개입니다. 생후 4~6개월이 되면 이갈이를 시작하는데요. 젖니가 제대로 빠지지 않으면 여러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잘 관찰해주시는 게 좋아요. 유치가 덜 빠져 덧니로 나게 되면 음식물이 자주 끼게 되고 뿌리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니 발치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치아 모양이나 입안 환경도 사람과 다릅니다. 지구를 부술만큼 강력한 귀여움 때문에 종종 잊고는 하지만 고양이는 육식동물이에요. 사람과 같은 잡식동물이나 초식동물은 평평한 치아를 갖고 있지만, 고양이 치아는 모두 송곳처럼 날카롭죠. 고양이 침은 사람보다 더 알칼리성입니다. 사람의 침에는 탄수화물을 소화시키는 효소(아밀레이스)가 있지만, 고양이의 침에는 없거든요. 이런 사실은 고양이가 탄수화물보다는 단백질이나 지방을 소화하고 대사하기에 더 적합한 소화기를 가졌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해요.
다행히도 이런 몇 가지 특성들 덕분에 고양이는 충치가 거의 생기지 않아요. 다만 충치 대신 치석이 문제가 됩니다. 냥이들이 싫어하는 칫솔질 안 하면 안되냐고 물었잖아요. 그렇게 되면 구강내 세균이 증식하면서 치아 표면을 덮는 생물막이 생겨나는데요. 그걸 바로 치태(플라그)라고 합니다. 주로 잇몸과 치아 사이에 생기는데 플라그는 치석을 만들고, 치석이 잇몸 조직을 자극하면 치주질환으로 발전하게 돼요.
그럼 칫솔질 안 했던 과거엔 어떻게 살았냐고요? 고양이가 야생에서 살던 땐 식습관이 지금과 달랐으니까요. 요즘 고양이들은 주로 사료를 섭취하면서 치석이 생길 확률이 높아졌어요.
칫솔질 중요한 줄 알지만 너무 힘드시다고요? 몇 가지 팁을 전해드릴게요.
▶▶애피레터에서 전체 보기 https://bit.ly/3sT9h1a
권혁호 수의사 hyeokhoeq@gmail.com,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