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애피레터 맛보기: 홍섭’s 애피랩
동물행동학의 아버지 콘라드 로렌츠는 아기가 귀여운 것은 부모의 돌봄을 이끌기 위해 그런 형질이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게티이미지뱅크
선배님, 저희 댕댕이들이야 원래 귀엽지만 강아지 때 유독 큰 사랑을 받습니다. 커다란 머리와 아담한 몸통까지 귀엽다는 생각이 절로 들긴 합죠. 이렇게 보이는 건 강아지뿐이 아닌 것 같습니닷. 아기 곰, 돼지, 병아리, 고양이 그리고 사람도 아기가 귀엽잖아요. 왜 잘 생긴 것도 아니고 예쁜 것도 아니고 귀엽다는 생각이 드는 걸까요. A 조기자가 답합니다
일에 지쳤을 때 어린 동물 동영상을 보면 갑자기 행복한 기분이 들어. 크고 빛나는 눈동자에 납작한 단추 같은 코, 부드럽고 복슬복슬한 털이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야. 반려동물뿐 아니라 가축이나 심지어 하마나 악어도 새끼 때는 귀여워. 이런 점을 일찍이 20세기 중반에 간파한 사람이 동물행동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오스트리아의 콘라드 로렌츠야. 그는 아기가 귀여운 건 부모의 돌봄을 이끌기 위해 그런 형질이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보았어. 이걸 ‘유아 도해’(베이비 스키마·Baby schema)라 불렀는데 쉽게 말해, 사람이든 동물이든 아기는 모두 몸에 견줘 머리가 크고 뺨이 통통하며 이마는 튀어나왔고 코와 입은 작으며 몸매가 각지지 않고 둥글다는 거야. 유아의 형질은 모습뿐 아니라 행동거지에도 나타나. 아기코끼리처럼 뒤뚱거리며 장난치기 좋아하는 걸 보면 귀엽다고 느끼지. 또 아기 특유의 까르르 웃는 소리나 냄새에도 비슷한 반응이 나오지. 그 배경이 뭘까. 귀여운 동물을 보면 ‘눈이 크고 코는 작고 몸매가 둥글둥글하니 귀엽네’라고 생각하나? 그냥 즉각 ‘아이 귀여워’ 하잖아. 귀여운 동물을 보면 1초도 되지 않아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돼. 도파민은 쾌감과 즐거움에 관련한 신호를 전달해 인간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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