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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는 어떻게 자기 거미줄에 안 걸리나요?

등록 2022-04-05 12:59수정 2022-04-05 13:54

[애니멀피플] 애피레터 맛보기: 홍섭’s 애피랩
거미줄 앉은 골목왕거미. 거미줄은 몸 크기의 1만배인 외부 고막 구실을 해 멀리서도 소리를 진동 형태로 듣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준펑 라이 제공.
거미줄 앉은 골목왕거미. 거미줄은 몸 크기의 1만배인 외부 고막 구실을 해 멀리서도 소리를 진동 형태로 듣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준펑 라이 제공.

자연과 동물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경이롭습니다. 애니멀피플의 주간 뉴스레터를 담당하는 댕기자(견종 비글·6살)가 36년차 환경전문기자 조홍섭 선임기자에게 신기한 동물 세계에 대해 ‘깨알 질문’을 던집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동물 버전 ‘홍섭스 애피랩’ 전문은 애피레터에서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애피레터 구독신청하기 https://bit.ly/3kj776R

Q 댕기자가 묻습니다

선배님, 거미줄이 거미에게 ‘외부 고막’ 구실을 해준다는 기사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거미줄은 굉장한 사냥 도구일뿐 아니라 신기한 기능도 갖춘 것 같슴돠. 근데 문득 궁금증이 들더라굽쇼. 각종 곤충들도 한 번 걸리면 못 헤어나는 거미줄인데, 거미는 자기가 친 거미줄에 발이 붙지 않나요? 어떻게 끈끈한 줄에 걸리지 않고 거미줄을 완성하는 겁니꽈?

A 조기자가 답합니다

숲길을 돌아다니다 얼굴이나 머리에 거미줄을 덮어쓴 적 있지? 떼어내기가 쉽지 않아. 거미줄을 향해 날아든 나방도 마찬가지(나방 눈에는 거미줄이 안 보여). 그런데 거미는 달라. 거미줄 위에서 재빨리 걸어가기도 하고, 줄 위로 조심조심 발끝으로 걷기도 하지. 어떻게 가능한 건지 궁금할 수밖에.

이 의문에 유명한 곤충학자 파브르가 답을 내놓은 게 1912년이야. 꼭 110년 전이지. ‘거미의 삶’이란 책에서 거미가 제 거미줄에 걸리지 않은 이유는 입에서 분비해 발에 바르는 기름 덕분이라고 설명했어.

파브르는 매미에 청각기관이 없는 걸 증명하려고 우는 매미 옆에서 대포를 쏘도록 한 대단한 실험가야(매미는 대포 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울었는데 귀가 없어서가 아니라 주파수가 듣는 범위 밖이었대). 어쨌든 대가의 말씀 덕분에 ‘기름칠 이론’은 수십 년 동안 정설로 통했는데 실은 아무도 기름 분비샘을 거미에서 찾아내지 못했어. 1990년대에 와서야 과학자들이 거미줄도 다 똑같이 끈끈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지.

거미줄 구조는 이래. 중앙에서 가장자리를 향해 바퀴 살처럼 뻗은 직선 줄과 이 토대를 원형으로 가로지르는 줄 두 가지야. 거미줄이 끈끈한 건 미세한 점액 방울이 줄에 듬성듬성 달려 있어서인데 직선의 토대 줄에는 끈끈이가 없다는 거야. 방사상 줄은 고무처럼 탄력이 좋고 동심원 줄은 수많은 끈끈이 방울을 달고 있는데 강철처럼 강인해 충격에 잘 견디지.

다시 말해 거미는 끈끈이가 없는 거미줄 부위만 요령껏 딛기 때문에 제 거미줄에 안 걸린다는 얘기. 논쟁 끝? 여기까지만 안다면 최근의 이론을 접해 보지 않은 거야. (전문보기) ▶▶애피레터 구독신청하기

조홍섭 김지숙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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