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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호남, 본선보다 더 치열한 예선 치른다

등록 2022-02-02 10:14수정 2022-02-02 10:38

광주-이용섭·강기정 재대결 가능성
전남-김영록지사 재선 독주 분위기
전북-김현미 전 국토부장관 등판설
왼쪽부터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주업 진보당 광주시장 후보, 문인 북구청장, 정준호 변호사, 이용섭 광주시장.
왼쪽부터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주업 진보당 광주시장 후보, 문인 북구청장, 정준호 변호사, 이용섭 광주시장.

호남지역 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이 사실상 판세를 가를 전망이다. 민주당 지지세가 워낙 강한 탓에 당내 경선 승리가 당선으로 이어지는 방정식은 여전하다. 물밑에서 출마를 준비하는 유력 후보들은 3월 대선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출마 선언을 하고, 본선보다 더 치열한 예선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광주-이용섭·강기정 재대결 재연되나
광주시장 선거에서 첫 관전 포인트는 이용섭 광주시장과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재대결 여부다.

국세청장과 행정자치부·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낸 재선 국회의원 출신인 이 시장은 광주형일자리 모델로 최근 소형 에스유브이(SUV) 생산을 시작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인공지능(AI) 산업육성 등 성과를 바탕으로 재선 가도에 나설 참이다. 하지만 광주 학동 건물붕괴 참사에 이어 화정 아이파크아파트 붕괴 등 잇따른 사고와 측근 비위 의혹 등은 실점 요인이다.

민주당 최고위원과 정책위의장을 거친 3선 의원 출신으로 조직력이 탄탄한 것으로 평가받는 강 전 수석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정책플랫폼을 설립해 호남 광역권 정책 발굴에 나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떨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친문 핵심’ 색깔이 강해 ‘586 정치인에 대한 피로감’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에서 ‘이·강 구도’를 깰 제3 후보 출현도 관심을 끈다. 광주시 행정부시장을 지낸 문인 북구청장은 풍부한 행정경험 등을 내세워 새로운 길을 모색 중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청장 출마로 회군할 가능성도 있다. ‘젊은 기수론’을 내세운 정준호 변호사도 30~40대 지방선거 입지자들과 소통하며 외연을 확장 중이다.

지역정가에선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경선은 대선에서 여권이 이기면 현재 구도가 굳어지겠지만, 패배할 경우 선거판이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당에서는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급 실현 등 생활정치 영역에서 성실하게 의정활동을 해 온 정의당 장연주 시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전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을 지낸 진보당 김주업 시당위원장도 시장 후보로 결정돼 민주당 독점 구도를 깨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호남 구애’에 적극적인 국민의힘은 당내경선 등을 거쳐 시장 후보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김영록 독주…대항마 누가될까
전남에서는 김영록 전남지사가 독주하는 분위기다. 김 지사가 도청 안팎에서 무난한 평가를 받고 있어 재선 도전이 확실한데, 여기에 제동을 걸겠다는 도전자들은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다만 민주당 공천 경쟁에는 현역 국회의원 3~4명이 도전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남 완도 출신인 김 지사는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뒤 해남·완도·진도에서 민주당 공천으로 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맡았고, 이를 발판으로 전남지사에 도전해 당선했다. 도정을 이끌면서도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해 도민의 호감을 샀지만 ‘김영록표 전남정책이 없다’는 일부 비판도 듣고 있다. 4년 동안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에서 1~2위를 달렸고, 코로나19 대응과 농민수당 지급 등 현안에서 별다른 잡음없이 도정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왼쪽부터 김승남 의원, 김영록 지사, 김화진 국민의 힘 출마 예정자, 민점기 진보당 지사 후보, 서삼석 의원, 신정훈 의원, 이개호 의원
왼쪽부터 김승남 의원, 김영록 지사, 김화진 국민의 힘 출마 예정자, 민점기 진보당 지사 후보, 서삼석 의원, 신정훈 의원, 이개호 의원

민주당 공천 경선에선 김승남·이개호·서삼석·신정훈 등이 김 지사 대항마로 거론된다. 3선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은 행정공무원 출신으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내 김 지사와 정치적 이력이 비슷하다. 2018년 7대 지방선거에서도 경선에 나서려고 했던 이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 김 지사 독주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7대 지방선거 경선에서 김 지사와 경쟁했던 재선 신정훈 의원(나주·화순)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전남도의원과 나주시장, 청와대 농업비서관을 지낸 신 의원은 지방과 중앙에서 두루 경력을 쌓은 점이 정치적 경쟁력이다. 3선 무안군수 출신인 재선 서삼석 의원(영암·무안·신안)도 서부권 지지를 기반으로 하는 유력 주자로 꼽히고 있다. 재선인 김승남 의원(고흥·보성·장흥·강진)은 젊은 패기가 넘치는 민주당 도당위원장으로 주목을 받는다.

국민의힘에선 김화진 전남도당 위원장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전교조 해직 교사 출신으로 광주 서구·남구 의원을 지냈다.

진보당은 민점기 전 공무원노조 전남본부장을 후보로 선출했다. 민 후보는 광주전남진보연대 상임대표, 민주노총 전남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전북-김현미 전 국토부장관 등판하나
전북에서는 송하진 현 지사가 3선에 도전하고 이에 김윤덕(전주갑), 안호영(무주·진안·장수·완주) 의원, 김재선 전북노무현대통령 정신계승연대 대표 등이 도전장을 던진 모양새다.

송 지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3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도가 부담이다. 송 지사는 지난 5일 새해 기자회견에서 “몇번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누가 그 역할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해온 일에 대한 평가도 받고, 미래에 대한 꿈을 밝히면서 도민의 선택을 받겠다”며 3선 도전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했다.

재선인 김윤덕 의원은 지난해 일찌감치 지사 출마 뜻을 밝혔다. 일찍부터 이재명 대선후보를 지지하며 행보를 넓혀왔던 김 의원은 조직력과 인맥이 좋지만 전주권에서만 정치활동을 해와 나머지 13개 시·군 지역으로의 확장성에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호영 의원은 중앙 인맥과 함께 도내 현역 의원들과의 원만한 관계가 장점이다. 대선을 앞두고 대한민국대전환 선대위 노동위원회 상임위원장과 선대위 조직본부 미래경제단 총괄단장 등을 맡고 있다.

김재선 전북노무현대통령 정신계승연대 대표는 전북 노무현 정신계승연대와 정읍 ‘노사모’ 대표를 맡고 있다.

전북 정읍 출신으로 전주여고를 졸업한 김현미 전북대 특임교수도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1987년 평화민주당에서 정치생활을 시작해 3선 의원을 지냈으며,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과 문재인 정부에서 최장수 국토부 장관으로 재직한 ‘전국구 인사’다. 하지만 현 정부 부동산정책 실패의 상징적 인물이란 점은 부담이다.

전북지사 출마 예정자인 김용호 변호사, 김윤덕 의원, 김재선 정읍 노사모 대표, 송하진 전북지사, 안호영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전북지사 출마 예정자인 김용호 변호사, 김윤덕 의원, 김재선 정읍 노사모 대표, 송하진 전북지사, 안호영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야권에선 국민의힘 김용호 변호사가 “민주당의 일당독주를 타파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정의당 전북도당은 시민사회단체와 협의해 지사 후보를 세우는 방안을 찾고 있지만, 여의치 않으면 당내에서 후보를 찾을 방침이다.

진보당 전북도당도 도지사 후보를 찾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정대하 안관옥 박임근 기자 daeha@hani.co.kr

‘진보후보 단일화’ 성사된 전북교육감 판세는
장휘국 떠난 광주 10여명 물망올라
전남 전교조 출신들이 유력 후보에

장휘국 현 교육감의 3선 연임 제한으로 무주공산인 차기 광주시교육감을 두고 교육계 안팎에서 후보 10여명이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강자는 등장하지 않은 상황이다. 선거구도는 진보와 보수의 대결로 압축되는 분위기이고, 진영 안에서 선거연대와 후보단일화 등을 위한 물밑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던 최영태 전 전남대 인문대 학장이 돌연 하차하면서 판세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광주시교육감 출마 예상자들. 왼쪽부터 강동완, 김선호, 박주정, 박혜자. 페이스북 갈무리
광주시교육감 출마 예상자들. 왼쪽부터 강동완, 김선호, 박주정, 박혜자. 페이스북 갈무리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는 강동완 전 조선대 총장, 박혜자 전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 이정선 전 광주교대 총장, 정성홍 전 전국교직원노조 광주지부장 등 4명이다. 또 박주정 광주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 김선호 전 낭암학원(동아여중·고) 이사장, 지병문 전 전남대 총장 등도 자천타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광주시교육감 출마 예상자들. 왼쪽부터 이정선, 정성홍, 지병문. 페이스북 갈무리
광주시교육감 출마 예상자들. 왼쪽부터 이정선, 정성홍, 지병문. 페이스북 갈무리

강 전 조선대 총장은 조선대 치과병원장을 지냈고, ‘광주가 학교다’라는 구호를 내세우며 광주를 교육 1번지로 만들겠다는 정책을 준비 중이다. 박 전 원장은 19대 국회 교육위에서 교육정책을 입안한 경험을 토대로 광주교육에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선거에서 2%p 차이로 낙선한 뒤 재도전하는 이 전 총장은 교원양성 최우수, 장학금 수혜율 1위 등으로 능력을 검증받은 만큼 광주의 교육현안도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진보진영의 유력 주자인 정 전 전교조 광주지부장은 민주학교의 실현으로 광주교육을 철저히 혁신하고, 교육계의 관료주의적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전남도교육감 출마 예상자들. 왼쪽부터 김대중, 김동환, 장석웅. 페이스북 갈무리
전남도교육감 출마 예상자들. 왼쪽부터 김대중, 김동환, 장석웅. 페이스북 갈무리

전남도교육감 선거에선 외부 평가가 좋은 현직 교육감에 두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장석웅 교육감은 재선 가도를 향해 달리고 있고, 김대중 전남교육자치플랫폼 대표와 김동환 광주전남미래교육희망포럼 대표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전국교직원노조 전국위원장 출신인 장 교육감은 4년 동안 전남 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과 기초학력 전담교사 제도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시도교육감 직무수행 평가에서 2019년 5월 이후 줄곧 1위를 기록 중이다. 김대중 전남교육자치플랫폼 대표도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이다. 목포정명여고에서 전교조 결성과 관련해 해직된 뒤 방향을 틀어 3선 목포시의원과 최연소 목포시의회 의장을 지냈다. 김동환 광주전남미래교육희망포럼 대표는 득량남초등학교 교장을 퇴직하고 비전교조 노선을 내세우며 출마를 선언했다.

유권자들은 전교조 출신인 장 교육감과 김대중 대표의 철학과 정책이 얼마나 차별될 수 있는지에 관심이 높다. 또 비전교조 후보가 이 틈을 파고들어 약진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일부에선 장만채 전 교육감의 영향력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북교육감 출마 예정자인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 황호진 전 전북부교육감.
전북교육감 출마 예정자인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 황호진 전 전북부교육감.

전북도교육감 선거는 서거석(68) 전 전북대학교 총장, 천호성(55) 전주교대 교수, 황호진(61) 전 전북교육청 부교육감 3파전 양상이다. 최근 경선을 통해 진보교육감 단일후보로 뽑힌 천 교수의 지지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합리적 진보를 내세우는 서 총장은 전북대 총장 재임 시절 ‘대학 변화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전북대의 수준을 한단계 높인 추진력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지난 선거에서도 출마해 인지도도 높은 편이다. 교사 출신인 천 교수는 수업연구 분야 권위자로, 2015년 세계수업연구학회 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최근 이항근 전 전주교육장, 차상철 전 전교조 수석부위원장과 단일화 경쟁에서 승리했고 상대적으로 젊은 후보라는 강점을 지녔다. 황 전 부교육감은 교육부에서 오랜 경험을 쌓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교육관 등을 지냈다.

한 교육단체 관계자는 “진보진영의 단일대오 성사가 천 교수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이번 선거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대하 안관옥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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