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없는 서해뱃길
양화대교도 ‘진퇴양난’
양화대교도 ‘진퇴양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대표적인 전시성 사업으로 꼽히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향후 추진 여부는 오 전 시장이 그만둔 뒤에도 서울시의 ‘계륵’으로 남아 있다. 사업의 80%가 완료됐다지만, 삽을 뜨지 않은 사업도 있는데다 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유력 후보도 있기 때문이다.
한강르네상스의 53개 사업 가운데 반포 특화공원 조성, 세빛둥둥섬 조성 등은 공사가 끝났다. 총예산 7332억원 가운데 5183억원(70.7%)이 집행됐다. 하지만 서해뱃길이나 한강예술섬 조성 등 굵직한 사업이 남아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한강르네상스 사업은 뜨거운 감자다. 그 핵심인 서해뱃길 조성은 추동력이 꽤 떨어진 상태다. 6월 감사원도 ‘경제적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데다 서울 용산~김포를 잇는 서해뱃길의 전제인 경인아라뱃길도 경제성이 없어 ‘세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란 비판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의회 한강르네상스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운기 시의원은 “사업의 경제성이 없고 감사원도 지적했으니 사업을 하지 않아야 맞다”고 말한다.
하지만 당장은 서해뱃길을 뚫으려 교각 폭을 확장하는 공사가 진행중인 양화대교가 논란거리다. 서울시가 우회도로로 ‘ㄷ자 통행’을 재개하며 공사를 강행하는 것에, 서울시의회와 환경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시는 사업비 415억원의 80%가량이 투입됐고 공사를 중단하면 손해 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어 그대로 하는 게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태도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는 “서해뱃길 사업 등을 재검토하겠다”고 하면서도 양화대교 교각 폭 확대는 상류 쪽 다리 공사가 끝난 만큼 하류 쪽도 마무리하자고 주장한다.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는 “남은 공사에 드는 100억원도 큰돈”이라며 현 상태에서 공사를 중지하고 전시행정의 표본으로 남겨두자고 한다.
한강르네상스 가운데 무려 6700억여원을 들여 용산구 이촌동에 지으려던 오페라하우스 ‘한강예술섬’은 서울시의회가 올해 예산 406억원 전액을 깎아 터만 매입하고 사업이 중단됐다. 필요하긴 하지만 시급한 사업은 아니라는 게 시의회 쪽 견해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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