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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국외 여행 추태 예천군의원들, 징계 여부 ‘밀실 합의’

등록 2019-01-15 15:21수정 2019-01-15 15:50

2시간 24분 동안 의원들만 모여 비공개 밀실 합의
합의 후 징계 대상과 징계 수준 대해서도 함구
군의회, 뒤늦게 부실한 2018년 국외여행 보고서 제출
15일 오전 8시 30분께 의원간담회가 예정된 경북 예천군 예천군의회 특별위원회실 앞에서 예천군 농민회 회원들이 의원 전원 사퇴를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15일 오전 8시 30분께 의원간담회가 예정된 경북 예천군 예천군의회 특별위원회실 앞에서 예천군 농민회 회원들이 의원 전원 사퇴를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공무국외여행 중 추태로 의원 전원 사퇴 요구를 받는 경북 예천군의원들이 15일 의원 징계 여부를 협의했다. 의원들은 협의 후 징계 대상과 수준 등을 밝히지 않고 있어 ‘밀실 합의’라는 비판이 나온다.

예천군의원 9명 전원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의회 3층 특별위원회실에서 비공개 의원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에는 가이드를 폭행한 박종철(54) 의원, 여성 접대부를 요구한 권도식(61) 의원, 박 의원이 가이드를 폭행할 때 구경만 한 이형식(54) 의장과 김은수(52) 의원 등도 참석했다. 의원들은 간담회 시작 2분 만에 사무과장과 전문위원 등 공무원들도 모두 밖으로 내보냈다. 김은수 의원은 밖에 모여있던 취재진을 향해 “문 닫으라”며 고함을 치기도 했다. 간담회는 이날 낮 12시 24분까지 2시간 24분 동안 쉬지 않고 이어졌다.

간담회를 마치고 나온 이 의장은 취재진에 “오늘 많은 결과를 도출했다. 임시회를 통해서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결과를 도출하도록 하겠다. 결정된 바는 여기까지다”라고만 밝혔다. 지난 9일 이 의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박 의원을 제명하고 물의를 일으킨 다른 의원들도 조처를 하겠다”고 말한 것보다 후퇴한 발언이다. 이 의장은 취재진을 피해 4분 만에 주차장에 주차된 자신의 차를 타고 사라졌다.

15일 낮 12시30분께 경북 예천군 예천군의회에서 이형식 의장이 의원 간담회 이후 취재진에 둘러 쌓여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15일 낮 12시30분께 경북 예천군 예천군의회에서 이형식 의장이 의원 간담회 이후 취재진에 둘러 쌓여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예천군 농민회 회원들은 간담회가 열리는 특별위원회실 앞에 모여 의원 전원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특별위원회실 안에 ‘꼴값 떨지 마라, 누가 누굴 징계’, ‘똥을 쌌으면 본인들이 치워야지’ 등이 적힌 손팻말을 놔뒀다. 밖에서는 ‘쓰레기 의원들끼리 윤리, 징계를 의논 한다고’, ‘오물로 덮은 예천 전원 사퇴로 씻어내라’, ‘의원 전원 사퇴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최한열 예천군 농민회장은 “간담회를 하러 들어가는 의원들을 보니 반성이나 자책의 태도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여론이 수그러들 때까지 시간을 끌며 의원 한 명 정도만 징계하지 않겠느냐. 참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법상 지방의원 징계 종류는 경고, 사과, 30일 이내 출석정지, 제명 등이다. 다른 징계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되지만, 제명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의결된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13일 “의장이 가이드에게 ‘초선 의원들이 군의원이 되고 나니까 뭐라도 된 것처럼 날뛴다’고 말했는데 가이드가 ‘내가 봐도 그렇다’는 등 의장 말에 동조해 가이드를 폭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예천군의회는 법정 기한(15일)을 넘긴 지난 14일 누리집에 2018년 공무국외여행 보고서를 게시했다. 의원 9명이 썼다는 보고서는 과거처럼 21쪽 분량 밖에 되지 않았고 표지, 폭차, 연수개요, 연수일정, 방문지 현황 자료들로 대부분 채워졌다. 실제 의원들이 이 보고서를 얼마나 썼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15일 오전 8시30분께 의원간담회가 예정된 경북 예천군 예천군의회 의원사무실 앞에 주민들의 항의 글이 가득 붙어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15일 오전 8시30분께 의원간담회가 예정된 경북 예천군 예천군의회 의원사무실 앞에 주민들의 항의 글이 가득 붙어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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