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과 인접한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 감염증 환자가 수십명 발생하자, 경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20일 코로나19 대응 점검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경남도 제공
대구·경북에서 무더기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대부분이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또는 그들과 접촉한 이들로 파악되면서, 이 교회 예배에 참석한 신천지 신도를 둔 지방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경남도와 충남도 등 지방정부는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한 이들을 파악하고 역학조사를 벌이는 등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일 질병관리본부 조사 결과를 보면, 대구·경북 거주자가 아닌데도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사람은 이날 오후 5시 현재까지 경기 6명, 경남 2명, 충남 2명, 전북 1명, 제주 1명 등 1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자가격리됐으며,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지자체들이 직접 조사하고 있어서, 참석자와 확진자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이들 가운데 일부는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 거주지역의 신천지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전국 확산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신천지 총회본부가 있는 과천 등 경기도에서는 6명이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가운데 1명은 인후 미세발작 증세를 보여 의사(의심)환자로 분류됐으나, 1차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됐다.
대구·경북과 맞붙어 있는 경남에서는 2명이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1명은 코로나19 확진환자 판정을 받은 신천지 대구교회 신자와 접촉했으며, 이날 현재 두통 증세를 보여 검사를 받고 있다.
충남에서는 2명이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1차 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이와 별도로 충남 주민 1명은 최근 대구의 어머니 집을 다녀왔는데, 신천지 신도인 어머니가 지난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주민은 1차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타났다. 대전 한 부대에서 복무하는 병사 1명은 최근 휴가 기간에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한 사실을 신고해, 검사를 받고 1차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전북도민 1명도 지난 9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 신천지 신도 1명은 지난 10일 제주로 건너온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는 해당 교회에 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대구·경북 밖의 지역에 사는 이들이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이유는 여행이나 출장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영은 신천지교회 총회본부 언론홍보과장은 “신천지 신자들은 거주지 근처 교회에서 예배를 보지만, 출장이나 여행을 가면 그 지역 교회의 예배에 참석한다. 그런 차원에서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다른 지역 신도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방정부들은 긴급방역에 나섰다. 경남도는 밀양·창녕·거창·합천 등 대구·경북과 맞붙어 있는 4개 시·군의 역과 터미널 등 대중교통시설을 긴급방역하고, 대구·경북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에게 임시숙소를 마련하거나 휴가를 쓰도록 권장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신천지 쪽에 경기도 지역 교인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경기 과천시는 시민회관·종합사회복지관·청소년수련관과 각 동 문화교육센터를 23일까지 휴관하고, 신천지 총회본부와 주변 건물, 인근 지하철역·버스정류장·개방화장실·자전거대여소를 소독했다. 대전 서구보건소는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가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신천지 대전교회를 소독했다.
최상원 박임근 김기성 송인걸 이정하 허호준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