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홍철·김두관·김정호(왼쪽부터) 등 경남의 민주당 당선인들은 16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제공
21대 총선은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지만, 영호남에서는 특정 정당의 싹쓸이가 더욱 심해졌다. 그런만큼 독식 흐름을 거슬러 극적으로 생환에 성공한 이들의 존재감도 높아졌다.
부산에선 전체 18석 가운데 6석이 민주당 몫이었는데, 이번 선거에서 절반인 3석을 잃었다. 김영춘(부산진갑), 김해영(연제), 윤준호(해운대을) 의원이 낙선했고, 나머지 셋이 어렵사리 재선에 성공했다. 남구을 박재호 민주당 당선자가 이언주 미래통합당 후보와 개표 초반부터 종반까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끝에 1.76%(1430표) 차로 신승했으며, 북강서갑에서도 전재수 민주당 당선자가 박민식 통합당 후보와 마지막까지 엎치락뒤치락한 끝에 2%(1938표) 차로 눌렀다. 사하갑 최인호 당선자는 통합당 김척수 후보에게 1천여표까지 뒤지다가 16일 새벽 4시께 사전투표함 개표 과정에서 0.9%(697표) 차 극적인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유일한 민중당 소속 현역의원인 김종훈 의원(동구)이 낙선한 울산에서는 북구 이상헌 의원이 ‘깜짝’ 재선에 성공했다. 2018년 재선거 때 국회에 처음으로 입성한 이 당선자는 개표 과정 내내 통합당 박대동 후보에게 밀렸으나, 16일 새벽 사전투표함 개표 과정에서 극적으로 뒤집기에 성공해 울산 유일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재선 의원이 됐다. 그는 “1년10개월 재임 기간에 이뤄낸 지역 숙원사업들의 순조로운 진행을 바라는 지역 주민의 열망이 컸던 것 같다”며 “제20대 국회는 야당의 발목잡기로 입법 실적이 매우 저조했다. ‘일하는 국회’, ‘밥값 하는 국회'를 만들어 지난 국회에서 통과시키지 못한 수많은 법안과 북구 주민의 편의와 안전을 위한 여러 법안을 통과시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경남에선 양산을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통합당 후보인 나동연 전 양산시장과 엎치락뒤치락하다가 16일 새벽 3시30분께에야 당선을 확정 지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 갑·을 선거구에선 민주당의 민홍철 의원과 김정호 의원이 각각 3선과 재선에 성공했다. 민주당으로선 3석 현상유지에 그친 셈이다. 하지만 창원성산에서 강기윤 당선자가 정의당 여영국 후보를 누르면서 통합당으로서도 1석을 늘리게 됐다.
전체 28석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27석을 석권한 호남에서는 <경향신문> 기자를 거쳐 국무총리 공보비서관을 지낸 이용호 후보(남원·임실·순창)가 이강래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유일하게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20대 때 국민의당 간판으로 국회에 입성한 뒤 재선에 성공한 이 당선자는 “지역발전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시·군민의 위대한 승리”라며 민주당 입당 뜻을 밝혔다.
최상원 박임근 신동명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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