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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집단감염, 직원 휴게공간 폐쇄가 확산 키웠나

등록 2021-07-14 18:06수정 2021-07-14 22:59

‘비공식 휴게공간’ 창고서 감염 확산
“백화점 전수조사 행정명령” 주장도
지난 7일 오전 집단감염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오전 집단감염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14일 0시까지 전체 147명, 직원 102명이 확진된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집단감염 사례에서 가장 많은 감염전파가 이뤄졌다고 추정되는 장소는 지하 1층 식품관 창고였다. 창고에서 감염전파가 많이 이뤄진 이유는 무엇일까? 백화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휴게공간이 폐쇄되는 바람에 창고에서 쉬었기 때문이다.

14일 <한겨레>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직원 휴게실 8곳 가운데 3곳을 폐쇄했다. 직원들의 밀접접촉 우려가 있는 휴게공간 이용을 금지하라는 방역지침 때문이었다. 확진자가 많이 나왔던 지하 1층에 있는 휴게공간도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마루형태의 휴게실이어서 거리두기가 제대로 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유로 폐쇄됐다. 이는 다른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휴게소를 폐쇄하고, 간이의자 등을 통해 휴게공간을 분산시키거나 매장에 비치한 의자에서 쉴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시간 서서 일하는 백화점 노동자들의 특성상 휴게공간이 필수인 만큼, 직원들은 ‘비공식 휴게공간’으로 가게 된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역시 직원들이 냉방이 되는 창고로 몰렸다 한다. 강남구 보건소 관계자는 “여름에 덥다 보니 시원한 창고에서 쉬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직원들이 마스크를 벗고 대화하면서 교차감염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백화점이 직원 휴게공간을 폐쇄한 것이 오히려 방역을 취약하게 만든 셈이다. 이 백화점 직원 ㄱ씨는 “휴게공간이 일부가 없어지면서 남은 휴게공간의 밀집도가 높아져 계단실이나 창고에서 쉰다”며 “휴게공간을 폐쇄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운영하면서, 손님처럼 출입자 큐아르(QR) 체크인을 하고 마스크 착용과 음식물 취식 금지를 강조했다면 직원들이 편하게 쉴 수도 있고 방역에도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뿐만 아니라 여의도 더현대에서 7명,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에서 6명이 확진된 것을 두고 좀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유종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 담당 조직국장은 “백화점은 다른 유통시설보다 밀집도가 훨씬 높고 환기에도 취약하다”며 “백화점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산발적으로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 만큼,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방역을 위한 정기휴업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역시 지난 7일 백화점 종사자 대상 ‘선제검사’ 시행을 권고하는 공문을 자치구에 보내기도 했지만, 자치구에 따라 해당 공문이 전달되지 않은 경우도 있고, 전달받은 백화점도 직원들에게까지 해당 내용이 전달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 한다. 때문에 서울시가 ‘자율 협조’를 요청할 것이 아니라 ‘행정명령’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음식점·카페·노래방·학원 종사자 등에 대한 선제검사 행정명령을 지난 8일 단행한 바 있다.

ㄱ씨는 “거리두기 4단계 이후로 오후 6시 이후로는 3명 이상 모이지도 못하는데, 방역수칙 자체가 백화점에는 관대하다는 느낌이 든다”며 “서울시가 행정명령을 해서 백화점 종사자들이 선제검사를 받고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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