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수원시자원봉사센터에서 자원봉사자들이 튀르키예 구호물품으로 기부된 중고의류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수원시자원봉사센터 제공
“튀르키예 구호물품 중고는 안받아요. 보내지 말아 주세요.”
김경호 수원시자원봉사센터 상임이사는 14일 밀려드는 중고물품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강진이 발생한 튀르키예에 전달해 달라며 시민들이 수원시 각 동주민센터로 접수한 중고의류가 센터로 전달되면서 처치곤란한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2일 주한튀르키예대사관은 “보건 의료체계가 붕괴돼 입거나 쓰던 중고 물품이 전해지면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중고물품을 받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자원봉사센터로 전달된 중고의류만 10t가량에 이른다고 한다. 센터 직원과 수원여성리더회·한국생활개선수원시연합회 등 자원봉사자 30여명이 하루종일 중고의류를 품목별로 분류하고, 재포장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중고의류가 워낙 많아 물량을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5일에도 자원봉사자를 투입해 분류 작업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강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지진 피해지역 이재민을 위해 수원시민들이 기부한 겨울옷 등 방한용품이 수원시자원봉사센터에 쌓여 있다. 수원시자원봉사센터 제공
수원시 각 동마다 튀르키예 지진 피해지역 이재민을 위한 겨울옷 등 방한용품 모으기 운동이 진행 중이다. 동주민센터에서 자원봉사센터로 전달되지 않은 중고물품까지 포함하면 그 양은 2배 이상에 이를 것으로 센터는 추정했다.
김 상임이사는 “마음은 고맙지만, 튀르키예에 중고물품을 전달할 수 없는 만큼 더는 보내지 말아 달라”며 “이미 센터로 접수된 중고의류는 분류작업 뒤 세탁 등을 거쳐 개발도상국 등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원시자원봉사센터는 기부물품 가운데 의류 새제품과 텐트, 기저귀, 개인 위생용품 등 10여t의 구호물품을 오는 17일 튀르키예로 보낼 예정이다. 앞서 지난 10일에도 3.5t 규모의 구호물품을 튀르키예로 발송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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