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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축 신상진 시장님 취임 1주년’…성남시내 불법 현수막 수백개 도배

등록 2023-07-03 11:00수정 2023-07-04 09:08

정자교 붕괴 참사 현장 코앞에도 ‘시장님 축하’
지난 1일을 전후해 성남시 중원구 여수동 성남시청 주변에 어지럽게 내걸린 신상진 성남시장 취임 1주년 축하 펼침막. 김기성 기자.
지난 1일을 전후해 성남시 중원구 여수동 성남시청 주변에 어지럽게 내걸린 신상진 성남시장 취임 1주년 축하 펼침막.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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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진 시장님! 취임 1주년을 축하드립니다.”

경기도 성남시 주요 교차로와 육교 등 시내 곳곳에 지난 1일을 전후해 수백개의 축하 펼침막(현수막)이 내걸리고 있다. 시민들은 “자고 나면 같은 펼침막이 걸려있다”며 “이 정도면 시각 공해 아니냐”고 반문한다.

<한겨레> 취재결과, 성남시 중원구 여수동 성남시청 정문을 중심으로 성남대로로 이어지는 왕복 6차로 인도에는 지난 2일 오후 6시 현재까지 내걸린 시장 취임 1주년 축하 펼침막은 모두 50여개에 달했다. 길이 250여m의 도로 양옆으로는 2중으로 내걸린 펼침막 때문에 인도로 걸어가는 사람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시청 정문 바로 앞에도 ‘성남시청 공무원 노동조합’과 ‘성남시의회 국민의힘협의회’ 명의의 축하 펼침막이 걸렸고, 맞은편에도 같은 내용의 펼침막이 즐비했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이곳에서 직선거리로 700여m 떨어진 전철 분당선 야탑역 일대 인도 옆에도 10여개의 축하 펼침막이 경쟁하듯 걸려 있고, 수내역과 정자역 등에도 같은 내용의 펼침막이 내걸렸다.

펼침막을 건 단체도 각양각색이었다. 지자체에서 예산을 지원받는 ‘관변단체’는 물론이고 ‘궁,금,백 발전협의회’, ‘성남시 요인회’, ‘성남시 세몫회’, ‘성남시 부정선거-부패방지대’, ‘부동산 적패청산 성남지부’, ‘성남의힘 성남지부’ 등 평소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생소한 이름의 단체가 상당했다.

지난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궁삼거리 앞에 신상진 성남시장의 취임1주년을 축하하는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펼침막 뒤로는 직선거리로 300여m가량 떨어진 정자교(붉은 색 원)에서는 지난 4월 보행로가 붕괴해 길 가던 시민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김기성 기자.
지난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궁삼거리 앞에 신상진 성남시장의 취임1주년을 축하하는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펼침막 뒤로는 직선거리로 300여m가량 떨어진 정자교(붉은 색 원)에서는 지난 4월 보행로가 붕괴해 길 가던 시민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김기성 기자.

일부 펼침막은 지난 4월 길 가던 시민 2명이 숨지고 다친 분당 정자교 붕괴 사고 현장이 내려다보이는 백궁삼거리 일대에 설치돼 시민들의 눈총을 샀다. 시민 오아무개(48)씨는 “시장을 비롯한 공무원들이 교량 관리를 소홀히 해 애꿎은 시민이 목숨을 잃은 현장 코앞에 이런 펼침막을 걸다니 기가 막힌다”고 혀를 찼다.

분당 지역 `맘카페' 등’ 등 인터넷동호회에는 “시골 이장님 생신축하인 줄 알았다” “정자교 붕괴사고와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 등 분당에서 심각한 안전사고가 터지고 있는데, 무슨 짓들인가” “지금이 1970~80년대도 아니고, 기껏 한다는 게 누군가를 동원해 자축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불법 펼침막 문제를 지속적 거론해온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군수 성남시의원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그 많은 단체가 어디서 이렇게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지난달에는 시장 이름을 단 보훈의달 펼침막 58개를 시예산 600여만원을 설치했던데, 어떻게든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현수막 논란에 대해 성남시의 한 관계자는 “펼침막을 내거는 게 법에 저촉되긴 하지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거는 것들이라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며 “조만간 철거가 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성남시내에 걸린 펼침막은 인건비를 포함해 1개당 7만~10만원 선이라고 한다.

지난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청 주변 도로에 신상진 성남시장 취임 1주년을 축하하는 여러 단체의 펼침막이 인도 옆에 내걸려 있다. 김기성 기자.
지난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청 주변 도로에 신상진 성남시장 취임 1주년을 축하하는 여러 단체의 펼침막이 인도 옆에 내걸려 있다. 김기성 기자.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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