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씨가 지난 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피해자분께 죄송하고, 병원에 계신 분들 회복됐으면 좋겠다. 유가족께도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
14명의 사상자를 낸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22)씨가 10일 오전 살인 및 살인미수, 살인예비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최씨는 성남수정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이송되면서 “죄책감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또 “여전히 스토킹 집단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몇 년 동안 스토킹 피해자였다. 스토킹 당하는 입장에서 범행 당일에도 괴로워서 그랬다”고 주장했다. 수감 뒤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할 의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지난 3일 오후 5시55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에이케이(AK)플라자 백화점 인근 보도에서 차량 돌진 사고를 낸 뒤, 백화점 1~2층으로 들어가 흉기를 마구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최씨의 범행으로 시민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경찰은 최씨가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 진단을 받은 뒤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다가 망상에 빠져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최씨는 경찰에서 “나를 해하기 전에 스토킹하는 집단에 속한 사람을 살해하고, 이를 통해 스토킹 집단을 세상에 알리려고 범행했다”는 취지로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수사전담팀은 “최씨가 범행을 후회하는 듯한 진술도 했지만, 피해자 가운데 스토킹 조직원이 있다고 생각해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을 느끼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고 전했다.
경찰은 최씨를 상대로 사이코패스 성향검사도 진행했으며,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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