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스승인 40대 교사를 흉기로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체포된 ㄱ(28)씨가 지난 8월5일 오후 대전 서구 대전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 들어가 옛 스승인 40대 교사를 흉기로 찌른 2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11부(재판장 최석진)는 23일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ㄱ(28)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ㄱ씨는 지난 8월4일 오전 10시께 대전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 2층 교무실에서 이 학교 교사 ㄴ씨를 흉기로 찌른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ㄴ씨는 얼굴과 가슴, 팔 등을 여러 차례 찔려 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았고,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검찰은 ㄱ씨가 정신질환을 앓던 중 피해망상에 빠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경찰·검찰 조사에서 ㄱ씨는 피해자뿐 아니라 고등학교 재학 시절 여러 교사와 동급생이 자신을 집단으로 괴롭혔다고 주장했으나, ㄱ씨 가족과 관련 참고인들의 말, 병원 진료 기록과 임상심리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볼 때 ㄱ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조현병 증상인 피해망상에 의해 범행을 저질렀으나 범행 장소나 방법·동기 등을 고려하면 매우 위험하고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해자는 심각한 상해를 입어 신체적 기능이 회복되지 않았으며 정신적으로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정신병을 알고 있었음에도 가족들이 제대로 조처하지 못한 점 등을 볼 때 재범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6일 검찰은 “정신질환은 범행 동기에만 영향을 미쳤을 뿐이고 범행 뒤 전화번호를 바꾸거나 수일 전 여권을 신청하는 등 계획범죄로 죄질이 불량하다”며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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