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이 서울과 인천에서는 주춤하고 있지만, 경기와 대전에서 잇따라 확인돼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충북 청주와 대구에서는 감염경로가 미궁인 확진자가 나와 당국이 정밀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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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천은 확산세 주춤했지만 17일 서울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정오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환자는 주말 새 7명 늘어 168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서울 감염자는 93명으로,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 때(98명)와 거의 비슷한 규모다.
이태원 클럽 관련 신규 감염자는 줄고 있지만, 서울구치소 교도관(관악구 46번 환자)에 이어 노래방을 매개로 한 4차 감염 사례가 노원구에서도 나왔다. 이태원 클럽 확진자가 방문한 관악구 노래방에서 감염된 2차 감염자가 직장 동료에게 3차 감염을 시키고, 그 동료의 고등학생 딸까지 감염됐다. 서울시는 ‘엔(n)차 감염’ 확산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태원 클럽 일대 방문자들 전수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서울구치소 교도관과 접촉한 401명 전원이 이날 오후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학원강사(25·인천 미추홀구) 확진자를 매개로 한 학원 중심 집단감염이 발생한 인천도 지난 15일 이후 이태원 클럽 관련 추가 확진자는 없는 상태다. 하지만 인천시는 20일부터 마스크를 하지 않으면 대중교통 이용을 제한하기로 하는 등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인천시는 감염병 위기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낮아질 때까지는 버스·택시가 마스크 미착용 시민의 승차를 거부해도 행정처분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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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경기 광주에서 클럽발 첫 확진 대전에서는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왔다. 대전 유성구에 사는 20대 여성 확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코인노래방을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여성은 이달 4일 저녁 8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서울에 사는 언니와 함께 관악구 한 코인노래방을 방문했다가 감염됐다.
경기 광주에서도 지난 1일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베트남 노동자(32·경기도 광주 거주)의 직장 동료(43)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2명이 접촉한 가족과 직장 동료 등 10명 가운데 4명은 ‘음성’이었고, 6명은 17일 오후 현재 검사를 진행 중이다.
충북 청주시도 이날 “지난 16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ㄱ(35)씨의 언니(38·청주 상당구)가 오늘 새벽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언니는 지난 13일 동생과 미용실을 방문했으며, 지난 15일 밤 9시께 미열 증상이 있었다. 방역당국은 이들 자매의 감염경로를 조사하고 있지만, 이태원 클럽 등과의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대구에서도 노인일자리사업 재개를 앞두고 참여자 7500여명을 검사한 결과 4명이 양성 반응을 보여,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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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자가격리 위반 속출 자가격리 지침 위반으로 수사를 받는 이들도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경찰청은 이날 자가격리 중 외출하거나 외부인과 접촉한 혐의(감염병예방법 위반)로 19명을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12명을 추가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인천경찰청 수사과도 자가격리 장소를 무단이탈한 41살 여성을 구속하고,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여성은 이달 5~10일 사이 세차례 자가격리 장소인 전북 전주시 부모의 집에서 벗어나 경기도 성남시, 인천시 부평구 등을 돌아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이정하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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