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수도권

집합금지 당일 100명 모인 ‘드라마 촬영’ 허용한 인천…시민들 ‘분통’

등록 2020-05-21 11:32수정 2020-05-21 15:56

“코로나19 확산 방지” 시청사 주변 시민 집합금지
애뜰광장 100여명 모여 드라마 촬영 ‘형평성’ 논란
인천시가 시청사 일대 집합행위를 전면 금지한 20일 당일 저녁 연기자 등 100여명이 모여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다. 독자 제공
인천시가 시청사 일대 집합행위를 전면 금지한 20일 당일 저녁 연기자 등 100여명이 모여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다. 독자 제공
인천시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며 시청사 일대 집합행위를 전면 금지한 당일, 수백명이 모이는 드라마 촬영을 허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인천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시는 20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인천시 청사 등 시유 부지 내 집합금지’를 고시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시청과 시의회 주변 시유지에서의 집합행위를 전면 금지한 것이다.

집합금지 장소는 인천시청 본관청사 현관 앞, 민원청사 앞, IDC센터 앞, 시의회 현관 앞, 인천애뜰 잔디마당 등 전체 시유지다. 금지행위는 행사, 집회·시위, 기자회견 등 모든 집합행위이며 이날부터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해제될 때까지 적용된다. 현행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 시·도지사가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흥행, 집회, 제례, 기타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때 3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고시 당일인 전날 저녁 7시부터 인천애뜰 광장에서 새 수목드라마 <출사표> 촬영이 진행됐다. 드라마 출연자와 촬영 스텝 등 100여명이 극중 시민들이 모여 촛불집회를 하는 장면 등을 촬영했다. 드라마 촬영을 구경하려는 일부 시민이 몰리기도 했다. 다중이 모이는 집회금지 고시를 어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당일 저녁 7시30분께 이 현장을 목격한 회사원 노아무개(42)씨는 “시민은 거리두기 하라고 인천애뜰 벤치에 앉지도 못하게 해놓고, 방송사는 수백 명이 다닥다닥 모여서 버젓이 드라마 촬영을 해도 인천시가 아무 제재를 안 한다니 어이가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인천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시청사 일대 집합행위를 전면 금지한 가운데, 인천애뜰 광장에 있는 나무그네를 시민들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묶어 놓았다. 독자 제공
인천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시청사 일대 집합행위를 전면 금지한 가운데, 인천애뜰 광장에 있는 나무그네를 시민들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묶어 놓았다. 독자 제공
인천애뜰 광장 사용 허용을 놓고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나온다. 시가 그동안 인천애뜰에 대한 집회·시위를 불허한 데다, 시청사 주변에서 시위한 지하도 상가 상인 대표 등 7명을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발 조처하는 등 강력히 대응해왔기 때문이다. 인천시의회 5분 자유발언 등을 통해 그동안 인천애뜰 사용 문제를 지적해 온 조성혜 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헌법에 보장된 집회·시위는 금지하고, 시를 홍보하는 드라마 촬영은 허용해 시민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여지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시는 지난 13일 이미 사전 승인이 된 상태였고, 촬영 현장도 문진표 작성, 체온 확인, 손소독 등 통제된 상황에서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20일과 24일 촬영을 승인했지만, 집합행위 금지 조처를 고려해 24일 촬영 일정은 취소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제된 상황에서 이뤄진 드라마 촬영은 불특정 다수의 시민을 불러모으는 집합행위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한편, 7월 첫 방송 예정인 드라마 <출사표>는 취업 대신 선거 출마를 외친 청년들과 ‘정치 고수’ 의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코믹 정치 오피스 드라마로 알려졌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