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의 한 개척교회 목사가 목회자 성경 모임에도 참석해 다른 개척교회 목사 14명 등 22명이 집단감염됐다.
인천시는 부평구에 있는 교회 목사 확진자 ㄱ(57·여)씨와 접촉한 22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1일 밝혔다. 신규 확진 22명 중 목사가 13명(ㄱ씨 미포함), 목사의 배우자 등 가족 5명, 신도 4명이다. 이 중 목사 확진자 2명은 각각 경기 부천과 시흥에서 개척교회를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흥 개척교회의 목사인 이들은 서로 돌아가면서 교회에 모여 성경 모임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ㄱ씨가 지난달 25~27일 부평구와 미추홀구 등 교회 3곳에서 열린 성경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조사됐다.
ㄱ씨가 참석한 모임에는 한 번에 20명 안팎이 모였으며, 중복해서 참석한 이들을 포함해 접촉자는 모두 30명으로 확인됐다. 이들 30명에 대한 검체 검사 결과, ㄱ씨를 포함해 확진자만 모두 23명에 이른다. 나머지 7명은 음성이었다.
방역당국은 모임 참석자들이 좁은 공간에서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토론 방식의 모임을 진행한 데다, 중복해서 모임에 참석한 이들이 많아 바이러스 전파 속도가 빨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초 확진 판정을 받은 ㄱ씨에 대한 감염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방역 당국은 이달 10~30일까지 ㄱ씨에 대한 위치정보(GPS)와 의료이용내용 등을 파악해 감염경로를 파악 중이다.
확진된 23명 중 16명은 무증상자였다. 시 관계자는 “한 집단에서 무증상자가 이렇게 많이 나온 사례도 없다. 무증상자가 많다는 것은, 최초 확진 판정을 받은 ㄱ씨가 전파자가 아닐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라며 “확진자의 정확한 동선 등을 파악해야 감염경로도 명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확진 목사 중 일부는 일요일인 31일 오전 신도가 참여하는 예배도 진행한 것으로 파악돼 지역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해당 모임에 참여하는 개척교회 대부분 신도가 10명 이하의 소규모 교회로 전해졌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목사 ㄴ(67)씨의 접촉자로 분류된 그의 딸이 서구치매안심센터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확인돼 해당 시설이 폐쇄됐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사진 인천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