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 새만금 간척지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에 참가한 외국 청소년들이 1일 수돗가에서 물을 적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뙤약볕을 피할 곳이 없는 전북 부안군 새만금 간척지를 야영장소로 선정하며 폭염 피해가 예상됐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행사장에서 온열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3일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조직위원회(조직위), 전라북도, 전북경찰청, 전북소방본부 등의 말을 종합하면 전날 저녁 8시부터 3시간여 열린 개영식에서 13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 중 108명은 온열질환로 분류됐고 두통 10명, 피부질환자 8명, 복통 6명, 근골격계 4명, 기타 3명 등으로 집계됐다. 환자 대부분 가벼운 증세로 보여 현재 건강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39명은 현재 치료 중이다. 전날 새만금지역 최고 기온은 31도였으며 행사 당시에 28도를 유지하는 열대야 현상이 이어졌다.
전북소방본부는 전날 밤 10시30분께 행사 막바지 상황에서 환자가 속출하자 밤 10시45분 대응 2단계(피해 10명 이상일 때 8~11개 소방서, 장비 51~80대 동원)를 발령하고 조직위에 부대 행사 중단 조치를 요청하기도 했다. 소방 대응 단계는 밤 11시32분 1단계 하향, 3일 0시33분 해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위는 중증 환자가 없다는 이유로 일정 변경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참가자들이 도착한 지난 31일부터 전날까지 807명이 두통 등을 호소했고 이 중 400명이 온열질환자로 확인됐다. 조직위는 이날 오전 언론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의 지시로 개영식을 강행했다’는 지적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밝혔다.
최창행 조직위 사무총장은 “행사 운영은 세계 스카우트 연맹의 지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며 “파견된 기상예보관에게 기상상황을 보고받고 자료를 근거로 모든 과정이 청소년의 안전에 부합하는지 보면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1일부터 12일까지 전북 부안군 새만금 잼버리 부지에서 열리는 합동야영대회다. 158개국에서 온 14~17살 청소년 4만3000여명이 참가한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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