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창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 최상원 기자
“장관 칭찬보다 국민 칭찬을 받는 경찰이 되고 싶다. 그걸 위해 노력하다가 불이익을 당한다면 받아들이겠다.”
26일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에서 만난 류근창(53) 경감의 표정은 담담했다. 그는 “다소곳이 앉아서 짐 쌀 준비를 하며 (징계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가면 정부도 경찰도 모두 죽는다”고 했다.
양덕지구대장을 맡고 있는 류 경감은 경찰국 신설과 총경회의 참석자 탄압에 반발해 “30일 오후 2시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전국 지구대장·파출소장·팀장 회의’를 열자”고 지난 25일 제안했다. 그는 “애초 서울 쪽에서 전국 팀장회의를 하자는 말이 나왔는데, 지구대장과 파출소장까지 함께하면 파급력이 더 클 것으로 생각해 ‘전국 지구대장·파출소장·팀장 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와 경찰청이 강경대응 기조를 밝히면서 회의가 순조롭게 열릴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류 경감은 “경찰인재개발원 쪽에서 회의 장소를 빌려주기 어렵다고 하는 것 같다. 장소를 빌려주지 않는다면, 경찰인재개발원 앞 야외에서라도 회의를 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이면 징계를 한다니 장소가 어디든 모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나가겠다. 혼자라도 나가겠다”고 류 경감은 덧붙였다.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인근에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근조 화환들이 놓여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류 경감이 전국 회의를 제안한 25일 오후, 경찰청은 일선 경찰들에게 언론 인터뷰 등을 금지하는 ‘복무규정 준수 강조 지시’를 했다. 류 경감도 언론 보도를 통해 경찰청의 지시 내용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경찰 복무규정은) 경찰 조직을 비난하는 인터뷰를 하지 말라는 것이지, (경찰 조직을) 걱정하는 인터뷰까지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 내가 언론 인터뷰를 하는 것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청 ‘복무규정 준수 강조 지시’는 류 경감과 인터뷰를 마친 26일 오전 10시께 일선 경찰에 전달됐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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