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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이슬람 사원 껴안기…‘썩은 돼지머리’ 혐오 잦아들까

등록 2023-06-01 07:00수정 2023-06-01 17:12

홍준표 대구시장. 대구시 제공
홍준표 대구시장. 대구시 제공

홍준표 대구시장이 연일 이슬람 포용 발언을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홍 시장은 지난 30일 오후 대구시청 동인청사 기자실을 찾아 “글로벌 대구를 위해서는 이슬람에 대한 오해를 불식해야 한다. 일부 종교 세력의 반대에 함몰되면 대구의 폐쇄성을 극복할 수 없다. 자신의 종교가 존중을 받으려면 타인의 종교를 폄훼하고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2년 넘게 이어지는 북구 이슬람사원 건립 갈등에 대해 “종교 문제라기보다 생활의 불편 문제다. 기도 소리가 밖으로 나오는 불편이 있다면 방음벽을 설치해 해결하면 된다”고 했다. 시 차원의 해결 노력을 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북구청이 도움을 요청하면 응하겠다”고 약속했다.

홍 시장은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대구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교 갈등을 우려한다. 싱가포르에는 힌두교 사원도 있다. 세계 속의 대구로 가려면 모든 사람과 종교를 포용해야 한다”고 썼다.

일각에선 홍 시장의 이슬람 포용 발언에 대해 ‘강경 보수’ 이미지를 순화하고 ‘합리적 보수’로 보이려는 정치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 시장은 최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등 쓴소리를 하며 각을 세우기도 했다.

장지혁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슬람사원 건립은 대법원 판결도 났고, 공사 진행도 거의 마무리돼 기정사실화됐다. 이 시점에서 이슬람 옹호 발언을 해도 정치적으로 불리할 것이 없다. 적절한 타이밍에 ‘나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미지 정치로 보인다”고 했다.

연일 계속되는 홍 시장의 포용 발언에도 이슬람사원 건립을 둘러싼 주민과 무슬림 학생들의 갈등은 쉽게 풀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원 건축주 쪽은 이르면 6월 안에 사원을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반대 주민들은 집회 수위를 더 높이겠다고 예고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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