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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지역] 부산 연제-민주당 “수성“ 통합당 “고토회복” 각축전

등록 2020-04-08 18:51수정 2020-04-08 19:17

부산 행정1번지…20대 총선서 민주당 첫 승리
재선 도전 김해영 “앞으로 4년 발전 끌어낼 것”
통합당 이주환 “현장에서 듣고 배우는 자세로”
부산 연제구에 출마한 김해영 민주당 후보가 유권자와 주먹 인사를 하며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김해영 후보 선거사무실 제공
부산 연제구에 출마한 김해영 민주당 후보가 유권자와 주먹 인사를 하며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김해영 후보 선거사무실 제공

“말 한번 시원하게 한다이가. 석면공장 피해자 구제에도 나섰지. 난 김해영이다.” “하이고, 행님. 정부 여당 지 맘대로 하는 거 보이소. 이제 마, 이주환입니데이.”

8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근처 공원 의자에 앉아 있던 박아무개(73)씨의 말을 김아무개(67)씨가 되받았다. 이들은 21대 총선에서 부산 연제구에 출마한 현역 국회의원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처음으로 본선에 오른 이주환 미래통합당 후보의 맞대결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연제구는 시청·시의회·경찰청 등이 몰려 있는 부산의 행정 중심지로, 이번 총선 격전지로 꼽힌다. 1995년 동래구에서 분구된 뒤 이듬해 제15대 총선부터 신한국당·한나라당·친박연대·새누리당 등 보수정당 후보가 내리 당선된 보수 텃밭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이 몰아쳤던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도 한나라당 김희정 후보가 53.7%를 득표해, 37.3%에 그친 노혜경 열린우리당 후보를 16.4%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당선됐다.

하지만 4년 전 이변이 일어났다. 정치신인 김해영 민주당 후보가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재선 국회의원인 김희정 새누리당 후보를 3224표 차로 누르고 당선된 것. 당시 김 후보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사법시험에 합격한 ‘흙수저 성공신화’와 참신함으로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고 주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부산 연제구에 출마한 이주환 통합당 후보가 유권자한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주환 후보 선거사무실 제공
부산 연제구에 출마한 이주환 통합당 후보가 유권자한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주환 후보 선거사무실 제공

재선에 도전하는 김 후보는 문희상 국회의장 아들의 공천 세습을 비판하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에 쓴소리하는 등 ‘할 말을 다하는 정치인’으로 지역에서 평가받는다. 지역구에 있던 석면공장 피해자를 위한 구제법을 발의했고, 도시재생 사업으로 주거환경 개선에 나섰다. 지역과 중앙을 오가며 초선 의원답지 않게 활발하게 활동했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김 후보는 △지역 가족돌봄 기능을 강화한 마더센터 건립 △노인복지를 위한 건강관리센터 확충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재기지원센터 설치 등을 공약했다. 김 후보는 “지난 4년은 발전 토대를 마련했고, 앞으로 4년은 발전을 끌어내겠다. 성실하게 땀 흘린 사람이 보상받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호소했다.

이에 맞선 이주환 통합당 후보는 6대 부산시의원 출신으로 4년 전 당내 경선에서 패했던 김희정 전 의원을 경선에서 누르고 본선에 진출했다. 이 후보는 제20대 총선 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뒤에도 지역구에서 민간단체 활동과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2018년부터 연제구 당협위원장을 맡았고, 현재 통합당 부산시당 수석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랫동안 지역 구석구석을 돌며 바닥 민심을 잡았고, 조직력도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후보는 △지역 노인복지를 위한 연제 실버행복센터 건립 △복합문화센터 조성 △황령 제3터널 건설 등을 공약했다. 이 후보는 “국정 운영을 개선하고, 민생이 제자리로 돌아오도록 노력하겠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구민의 현장 목소리를 경청하며 보고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재홍 민생당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박재홍 민생당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박재홍 민생당 후보도 출사표를 던졌다. 민생당 해양수산항만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 후보는 △물만골 관광 인프라 구축 △도시철도 5호선 개통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박 후보는 “민생을 우선하며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이주환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다. <부산 엠비시>가 한길리서치센타에 의뢰해 지난 3일 연제구에 사는 18살 이상 남녀 712명한테 조사해 지난 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이 후보가 50.3%, 김 후보가 42%로 집계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하면 된다.

하지만 아직 승패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론조사 집계와는 다르게 현재는 승패를 가릴 수 없다. 김 후보는 4년 전 총선 때도 줄곧 뒤처지다가 막판에 역전했다. 그때 견줘 김 후보의 인지도가 월등하게 높아졌다. 이 후보의 조직력과 지역 활동 경력도 탄탄하다. 초박빙 상황에서 후보 능력으로 판가름날 듯하다”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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