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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족집게 비법’ 넘어 ‘실력향상’도 만족

등록 2006-06-22 20:54수정 2006-06-23 16:26

베스트셀러 들여다보기/해커스 토익

대입 수험서 시장보다도 더 좋은 시장이라는 성인용 영어시험 교재 시장은 대형 출판사들과 교육기업들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격전장이다. 이 시장은 독자의 수가 정해져 있어 한 책이 더 많이 팔리면 다른 경쟁 책이 덜 팔리는 ‘제로섬 게임’ 양상을 보인다. 그래서 점유율을 놓고 챔피언의 방어와 도전자의 공세가 끝없이 이어지고, 출판이라기보다 거대사업 수준의 마케팅 경쟁이 벌어진다.

이 가운데에서도 연간 300만부, 금액으로는 2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토익책 시장은 가장 규모가 커 영어수험서 시장의 ‘꽃’으로 불린다. 이 시장은 2년 전까지만해도 ‘삼국지 구도’가 굳건했다. 김대균씨의 <토익, 답이 보인다>(김영사 펴냄, 이하 ‘김대균 토익’)와 이익훈씨의 <아이 오브 더 토익>과 <이어 오브 더 토익>(넥서스 펴냄, 이하 ‘이-토익’), 그리고 능률교육이 펴낸 <토익점수 마구 올려주는 토익>(이하 ‘토마토’)가 시장을 삼분하는 양상이었다.

이 3강 체제는 <토마토>가 등장한 2002년 이후 2년 넘게 유지되어오다가 지난해 초 갑자기 구도가 급변했다. 2004년 말 나온 <해커스 토익>(David Cho 지음, 해커스어학연구소 펴냄)이 돌풍을 일으키며 순식간에 토익책 시장의 챔피언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후 <해커스 토익>은 19달째 주요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토익 부분 1위를 지키고 있다.

후발주자 진입이 쉽지 않은 토익책 시장에서 <해커스>가 단숨에 성공을 거둔 것은 토플책 시장에서 <해커스 토플>이 확고부동한 1위를 지키고 있는 후광, 그리고 해커스토익연구소가 토익·토플 전문학원으로 이름난 점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성공요인은 기존 토익책들의 약점을 메꾸는 기획, 그리고 바뀐 토익시험 방식에 발빠르게 대응한 점이 꼽힌다.

<해커스 토익> 이전 기존 3강 토익책 가운데 선발주자였던 김대균씨의 토익책들은 철저히 문제풀기용 ‘족집게 비법’을 가르쳐 주는게 핵심이었다. ‘1세대’ 토익책들인 <안박사 토익> 등이 기존 토플책들과 구성에 큰 차이가 없이 영어공부의 기본을 다루는 연장선이었다면, ‘2세대’인 김대균 토익책들은 학원의 족집게 강의를 그대로 교재로 바꿔놓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토익비법’을 앞세워 돌풍을 일으키며 시장을 석권했다.

<김대균 토익>의 아성을 깬 이익훈씨의 <이토익>, 그리고 마지막 3강으로 등장한 <토마토>는 김대균 토익처럼 너무 문제풀이에만 치중하지 않고 기존 토익책들의 장점도 함께 흡수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여전히 핵심은 ‘토익비법’에 맞춰져 있었고, 그래서 김대균토익에서 다소 진화한 ‘3세대’로 분류된다.


<해커스 토익>은 이들의 뒤를 있는 ‘4세대’라 볼 수 있다. 2, 3세대 토익책들의 약점이 지나치게 점수 따기에 치중해 진정한 영어실력 향상에 도움이 안된다는 점이었는데, 이를 어느 정도 해소하는데 치중해 차별화했다. 각 챕터마다 기초문법 설명으로 시작하면서 원리를 해설하는 데 주력한 것이다. 동시에 비법을 제시하는 것 역시 포기하지 않았다. 이렇게 ‘점수 높이기 비법’과 ‘영어실력 향상’이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좇는 것처럼 독자들이 느끼게 만들어낸 것이다.

이런 구성은 올해부터 토익시험 방식이 바뀌면서 기출문제에만 의존하기 보다 기본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책들이 더욱 유리해진 상황과 맞아떨어졌다. 이와 함께 예문은 가장 쉽게, 반면 문제는 다소 어렵게 해서 초급 수험생부터 중급 수험생까지 모두에게 괜찮다는 평을 들은 것도 성공요인 가운데 하나다. 이는 <토마토>가 초급 수험생들에게, <이토익>이 중급이상에게 적합하다는 평을 들으며 수요층이 다소 제한된 경향을 보인 데 견줘 폭넓은 독자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강점으로 작용했다.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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