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현기영의 시
한혈마(汗血馬) 뉴한(牛漢)
고비사막 천리를 달려야 물길이 있네
천릿길 황야를 달려야 초원이 있네
바람 한점 없는 칠팔월
고비사막은 불의 땅
오직 나는 듯이 달려야
네 다리로 하늘을 오를 듯이 달려야
가슴으로 바람결을 느끼고
수백리 뜨겁게 날리는 흙먼지를 지날 수 있네 땀은 메마른 모래 먼지가 핥아버리네
땀의 결정結晶은 말의 흰 점이 되네 땀을 모두 흘려버리고
담즙을 다 흘려버리고
텅 빈 광야를 향해 질주하는 눈빛
실하게 뛰노는 가슴근육
자기 생명의 내부를 향해 말없는 도움을 청하고
어깨와 둔부로부터
방울방울 구슬 같은 피를 흘리니
세상에는
오직 한혈마만이
혈관과 땀샘이 서로 통하네 어깨 위에 날개는 없네
발굽에서도 바람 일지 않네
사람들의 아름다운 신화를 한혈마는 알지 못하네
그저 앞을 향해 내달릴 뿐이네
온몸이 붉은 구름 같은 혈기를 내뿜으며
눈에 막힌 비탈 얼어붙은 하늘을 뛰어넘으려고
쉴 새 없이 생명을 불사른다네
마지막 남은 피 한방울까지 흘려버리고
근육과 뼈대로 천리를 더 날아달리는 한혈마
생명의 정점 위에 쓰러져
눈처럼 하얀
꽃송이로 타오르는
천릿길 황야를 달려야 초원이 있네
바람 한점 없는 칠팔월
고비사막은 불의 땅
오직 나는 듯이 달려야
네 다리로 하늘을 오를 듯이 달려야
가슴으로 바람결을 느끼고
수백리 뜨겁게 날리는 흙먼지를 지날 수 있네 땀은 메마른 모래 먼지가 핥아버리네
땀의 결정結晶은 말의 흰 점이 되네 땀을 모두 흘려버리고
담즙을 다 흘려버리고
텅 빈 광야를 향해 질주하는 눈빛
실하게 뛰노는 가슴근육
자기 생명의 내부를 향해 말없는 도움을 청하고
어깨와 둔부로부터
방울방울 구슬 같은 피를 흘리니
세상에는
오직 한혈마만이
혈관과 땀샘이 서로 통하네 어깨 위에 날개는 없네
발굽에서도 바람 일지 않네
사람들의 아름다운 신화를 한혈마는 알지 못하네
그저 앞을 향해 내달릴 뿐이네
온몸이 붉은 구름 같은 혈기를 내뿜으며
눈에 막힌 비탈 얼어붙은 하늘을 뛰어넘으려고
쉴 새 없이 생명을 불사른다네
마지막 남은 피 한방울까지 흘려버리고
근육과 뼈대로 천리를 더 날아달리는 한혈마
생명의 정점 위에 쓰러져
눈처럼 하얀
꽃송이로 타오르는
현기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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