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선균이 지난 28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경찰청이 배우 이선균과 가수 지드래곤(권지용)을 마약류 투약 혐의로 입건·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추가 내사 연예인에 대한 루머가 마구잡이로 퍼지면서 연예계가 출렁이고 있다. 일부 기획사는 이에 대해 강경 대응에 나섰다.
한 유튜브 채널은 최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일부 멤버가 이선균과 지드래곤이 연루된 유흥업소에 드나들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는 지난 28일 “일각에서 제기되는 당사 아티스트와 특정 장소 관련 루머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해당 장소를 알지 못하며 방문한 적도 없다”고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하이브는 허위 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으로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미 일부 근거 없는 당사 아티스트 관련 허위 사실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를 착수했으며, 계속되는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끝까지 엄중한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르세라핌 김채원이 에스엔에스(SNS)에 올린 책 표지. 에스엔에스 갈무리
그룹 르세라핌 멤버 김채원도 마약 관련 루머에 휩싸였다. 김채원은 에이(A)형 독감 후유증으로 잠시 그룹 활동에서 빠지고 휴식기를 가졌는데, 이를 두고 마약 관련 수사 때문이 아니냐는 억측이 온라인 커뮤니티, 에스엔에스(SNS) 등을 통해 퍼졌다. 그러자 김채원은 지난 27일 자신의 에스엔에스에 ‘그러라 그래’라는 제목의 책 표지를 올렸다. 이 책은 가수 양희은이 지난 2021년 출간한 에세이로, 김채원은 이 책 제목을 통해 자신이 휘말린 루머에 대한 답답하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김채원은 11월1일 그룹 활동 복귀를 앞두고 있다. 소속사 쏘스뮤직은 “해당 의혹은 사실 무근”이라며 악성 루머 유포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최근 마약 관련 루머가 이른바 ‘받은글’ 등 증권가 정보지(온갖 미확인 정보를 모은 문서) 형태로 유통되면서 관련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연예인과 엔터업계 종사자들이 가슴을 졸이며 스트레스를 호소하는가 하면, 확인되지 않은 루머에 엔터업체 주가까지 출렁이면서 일반 개미 투자자들에게도 파장이 미치고 있다.
한 엔터업계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루머를 주변에서 전해줄 때마다 스트레스 받고 화도 난다. 흥밋거리 삼아 무책임하게 만들고 퍼뜨린 악성 루머에 케이(K)팝·콘텐츠 산업이 위축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그런 루머들이 자극적인 보도를 통해 계속 확산되는 것도 문제다. 언론이 확인되지 않은 루머 보도를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언론의 책임 있는 자세도 당부했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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