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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학생도 유학 와…“학업·특별활동·환경 모두 만족해요”

등록 2016-12-28 13:24수정 2016-12-28 13:58

[제주&] ‘NLCS 제주’ 국제학교를 가다

중국서 온 9학년생 자오야쉬앤
“영국유학 대신 선택…아빠가 매달 와”
160년 전통 영국 명문사립 제주 분교
5년 전 문 연뒤 빠르게 자리잡아가
학생수 15개국서 1153명…매년 급증
영국식 국제학교 NLCS 제주 학생들이 특별활동 시간에 럭비수업을 하고 있다.  교과 외 활동으로 운영하는 NLCS 제주 럭비팀은 제42회 전국소년체전에서 우승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NLCS 제주 제공
영국식 국제학교 NLCS 제주 학생들이 특별활동 시간에 럭비수업을 하고 있다. 교과 외 활동으로 운영하는 NLCS 제주 럭비팀은 제42회 전국소년체전에서 우승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NLCS 제주 제공
“학교의 시설, 선생님, 친구들, 풍부한 특별활동과 생각할 능력을 키워주는 수업 등 모든 것에 만족합니다. 특히 제주의 신선한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너무 좋아요.”

13일 제주 서귀포시 NLCS제주(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 Jeju)에서 만난 9학년(한국 중2에 해당)생 자오야쉬앤(14)의 말이다.

자오는 중국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난 8월 이 학교에 입학했다. 중국의 주입·암기식 교육에 문제를 느낀 부모는 자오를 영국으로 유학을 보내려 했다. 초등학교를 중국에서 마치게 한 것은 세계적으로 점점 중국어의 능력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중국어 기초를 든든히 다지려는 부모의 배려였다. 하지만 제주에 영국의 명문학교가 온다는 말을 듣고 참관을 왔던 자오의 부모는 고심 끝에 영국유학 대신 NLCS 제주를 선택했다.

자오의 어머니 리는 “거리가 가깝고, 국제학교 중에 가장 학사관리가 엄격한 영국 명문학교라는 점, 제주의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라고 말했다. 가장 크게 고려한 것은 지리적 위치였다. 자오는 “아빠가 일하는 랴오닝 성 다롄에서 제주까지는 비행기로 두 시간 안에 올 수 있어서 아빠가 한 달에 한 번씩 다녀가고 방학 땐 집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만약 자오가 미국이나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면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만족스러운 것은 수업 방식이다. 선생님의 강의를 일방적으로 암기하고 받아적어야 하는 중국의 주입식 교육보다 대화식으로 진행되는 이곳의 수업은 대학수업과 같다고 자오는 생각한다. 자오는 “중국 학교에서는 질문허락을 얻기도 쉽지 않았는데 이곳의 선생님들은 마치 개인교습처럼 친절히 지도해 준다”며 “100여 개에 이르는 교과 외 수업 프로그램이 너무 다양해 지루할 틈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친구들도 많고, 한국 친구들도 영어로 소통하며 많이 사귀었다”며 교우 관계도 만족스러워했다. 자오는 졸업 후 대학은 영국에서 대학원은 미국에서 마친 뒤 중국으로 돌아와 일한다는 계획이다.

학생들이 개인과제를 상담하고 있다. NLCS 제주 제공
학생들이 개인과제를 상담하고 있다. NLCS 제주 제공
한국 학생인 10학년(중 3해당) 박철형(15) 군은 한국과 외국에서 모두 학교에 다녀본 경험이 있다. 초등학교 3학년까지는 한국에서, 초등 4∼5학년 과정은 싱가포르에서 호주국제학교에 다니다가 2013년 1월 NLCS 제주로 왔다. 박 군은 “제 경험과 친구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학교는 학업 강도가 높고, 외국의 학교는 운동과 다양한 특별활동에 강점이 있는데 이곳은 두 가지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군은 “외국에서 받는 수업을 똑같이 받을 수 있고, 부모님도 자주 왕래할 수 있는 데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사는 게 마음이 편하고 안정이 된다”고 말했다.

2011년 9월 제주 영어교육도시에 처음으로 문을 연 영국의 명문사립학교 NLCS 제주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12월 13일 찾은 NLCS 제주의 교정은 웬만한 대학 캠퍼스보다 훨씬 넓었다. 마침 점심시간이었는데 깔끔한 구내식당에서 학생들이 식사하고 있었다. 이국적 디자인의 건물들과 유리 벽을 가진 3층 규모의 카페테리아 같은 큰 도서관, 국제규격의 수영장 등 완벽해 보이는 시설들이 인상적이었다.

NLCS 제주는 정부와 제주도가 2005년부터 1조7800억원을 들여 조성한 영어교육특구의 상징이다. 아이를 멀리 유학 보내지 않고 국내에서도 외국 유학에 준하는 교육을 해 유학 수지를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또한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만들기 위해 국제 비즈니스맨들의 자녀들이 다닐 수 있는 학교를 만들자는 취지도 있다. NLCS제주의 학생수는 2011년 436명에서, 2012년 636명, 올해는 15개국 1153명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아직 정원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이는 지원자가 적어서가 아니라 학생선발을 매우 까다롭게 하는 학교의 정책 때문이다. 폴 프렌드 NLCS 제주 총교정은 “우리 학교의 입학과정은 매우 까다롭지만 이 때문에 다른 국제학교에 비해 입시성적이 매우 우수하다”고 말했다.

영국에 있는 NLCS 본교는 이톤과 쌍벽을 이루는 160년 전통의 명문사립학교로 국제학력평가시험인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평가에서 매년 매우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NLCS 제주는 2013년 중등수학챌린지(IMC·International Mathe Challenge)에 참여해 총 60여만명의 참가학생 중 5명이 전체 상위 0.008%에 해당하는 상위 50명에 드는 성적을 거두었다. NLCS 제주 학생들은 2012년에도 종합점수에서 영국 이튼 칼리지, 윈체스터 칼리지에 이어 공동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NLCS 제주전경. NLCS 제주 제공
NLCS 제주전경. NLCS 제주 제공
현재 졸업생들의 3분의 1가량이 미국으로 대학 진학을 하고 있고, 나머지는 영국과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유수 대학으로 진학한다. 권유진 NLCS 제주 홍보팀장은 “NLCS 제주는 한국 내 국제학교 중 최초로 서울대 진학생을 매출해 낸 학교”라며 “그 밖에도 스탠포드, 예일, 듀크,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등 세계 유수의 대학에 학생들을 진학시켰다”라고 말했다.

NLCS 제주가 국내외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것은 다양한 교과 외 활동에 힘입은 것이기도 하다. 요즘 대학들은 비교과와 인성까지 평가하는 추세인데 NLCS 제주는 주중 100여 개, 주말 50여 개의 교과 외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학과 공부 외에 관심과 흥미가 있는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체육 과목은 체육 교사가 여러 종목을 가르치는 일반 학교와 달리 수영, 축구, 럭비 등 과목별 코치가 따로 배정돼 전문적인 수업을 한다. 교과 외 활동으로 운영하는 NLCS 제주 럭비팀은 제42회 전국소년체전에서 우승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폴 프렌드 NLCS 제주 총교장은 “아이들이 배움의 열정을 가지고 행복하고, 균형 잡히고, 편안하게 생활하게 한다는 NLCS의 철학은 한국과 동아시아 지역에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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