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역 기반 중고거래 앱에서 커뮤니티로 거듭나고 있는 당근마켓이 3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가 지난해 20조원에서 올해 24조원까지 성장한다는 전망에 힘입은 결과다. 그런데도 여전히 사업의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도 적잖게 인다. 거래 수수료도 받지 않는데 돈은 어떻게 벌고 있냐는 것이다.
12일 업계와 당근마켓 설명을 들어보면, 매출 대부분은 광고수입이 차지한다. 지난해 이 회사 매출은 117억원으로 한 해 전보다 5배 가까이 늘었다. 회사 쪽이 매출 구성은 공개하지 않는 터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업계는 매출 상당 부분이 광고수익이라고 추정한다. 당근마켓은 광고가 1천회 노출될 때마다 광고 의뢰 업체로부터 3천원을 받고 있다. 플랫폼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광고수익도 커지는 구조인 셈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는 지역 사회와의 연계 사업에서도 돈을 벌 계획을 갖고 있다. 월 1500만명에 이르는 이용자 수를 바탕으로 동네 반찬가게·구인구직·부동산·중고차·세탁 등 지역 비즈니스를 연결해 매출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조만간 내놓을 자체 결제 서비스인 ‘당근페이’에서도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런 향후 사업이 안착할 때 즈음이면 당근마켓의 매출 구성은 현재의 광고수익 일변도에서 한층 다양화하는 셈이다. 다만 한 업계 관계자는 “중고거래로 성장한 플랫폼이 동네 기반 사업 등에 수수료를 붙이게 되면 소상공인 등의 반발로 이어질 수도 있어 수익화 작업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들은 안전결제 서비스에서도 돈을 벌고 있다. 안전결제 수수료는 비대면 중고거래를 할 때 ‘먹튀’를 방지하기 위한 에스크로 기능에서 나오는 수입이다. 플랫폼이 구매대금을 받아뒀다가 구매확정이 되면 판매자에게 송금하는 기능이다. 번개장터는 자체 결제수단인 ‘번개페이’로 안전결제를 이용하는 구매자에게 거래 수수료로 3.3%를 받는다. 올 1~8월 번개페이를 활용한 거래액이 1800억원인 점을 염두에 두면, 해당 거래 이용자가 모두 안전결제 서비스를 신청했다고 가정하면 안전결제 수수료 수익은 최대 60억원에 이른다. 이서연 번개장터 매니저는 “부산에서도 서울에서 판매하는 샤넬백을 구매하는 등 전국적인 거래가 일어난다”며 “거래금액이 많을수록 안전결제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중고나라도 안전결제 서비스로 수수료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들 플랫폼은 일반 온라인몰과 유사한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한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착한텔레콤의 중고폰 사업 부문을 인수한 뒤, 올해 중고폰을 매입해 검수·유통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고나라도 지난해 ‘파트너센터’를 도입해 사기 이력 없는 이용자에게 판매자 역할을 부여하고 공급자를 연결해준 뒤, 판매수익 일부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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