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에서 하와이 패키지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방송 화면. 현대홈쇼핑 제공
부모님과 함께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강소현(42)씨는 최근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패키지 여행상품에 관심이 많다. 태국·사이판·괌·하와이·북유럽까지…. 엉덩이를 들썩이게 하는 쇼호스트들의 홍보에 솔깃하던 찰나, 부모님의 걱정스러운 한마디. “현지에 가서 코로나에 걸리면 어떻게 되는 거지?” 강씨는 홈쇼핑 상담전화로 관련 사실을 문의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확실한 정보가 없어서 알아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였다. 강씨는 여행지 코로나 감염 시 대책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알기 전까지 부모님과의 해외여행은 미뤄두기로 했다.
이달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가 면제되면서 잠시 미뤄놨던 ‘여행 욕구’가 폭발하고 있다. 홈쇼핑과 여행업계에서도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고 하더라도 여행지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감염이 되면 비행기를 타지 못하니 귀국일정을 조정해야 하고, 현지에서 1주일 이상 숙식을 해결하며 머물러야 한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여행지로 출국할 때는 물론 돌아올 때도 비행기를 타기 전 48시간 이내 코로나 피시아르(PCR) 검사 및 신속항원 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양성 시 비행기 탑승이 금지된다.
만일 현지에서 코로나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하거나 치료를 받게 되면, 여행상품에 포함된 ‘여행자 보험’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코로나도 질병의 한 종류라 병원에 입원하거나 치료를 받을 경우, 해외 치료비, 질병 사망 등 담보에서 보상이 된다”며 “진단서나 치료비 영수증, 경위서 등을 현지에서 챙겨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우세종이 된 오미크론 변이는 입원을 해야 하는 중증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드물다. 대신 자가격리를 하며 약을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이런 경우 발생한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현행 여행자 보험 중에는 자가격리와 이에 따르는 부대비용(숙박비·식비), 후유장해 등을 보장하는 상품은 없다”고 말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 역시 “관련 상품 마련을 위해 보험사와 석 달 넘게 협의 중이지만 진전이 없다”고 밝혔다.
여행업계도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사이판이나 괌 등 유명 관광지의 경우엔 현지 관광청에서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자가격리 비용을 지원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현재는 여행사가 비용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패키지여행의 경우에 한해 비행기 일정 변경 및 예약, 자가격리를 위한 숙소 및 식사 비용과 알선을 여행사에서 책임지는 구조”라며 “여행사에서는 내부 기준에 따라 최선을 다하지만 명문화된 규정은 아니고 소비자 만족도 역시 제각각이기 때문에 분쟁의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최근 일부 여행사는 여행 중 현지 코로나 감염 시 지원책을 아예 명문화하기도 한다. 하나투어는 5일 “패키지 여행에 한해 항공권은 50~100%까지, 숙소는 1박당 100~150달러, 식사도 10~20달러(최대 1일 3식)까지 상품 등급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했다”며 “밀접 접촉자로 격리된 경우에도 확진자와 동일한 내용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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