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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궁금증톡] 바이오에탄올은 ‘친환경 연료’가 아니라고?

등록 2022-05-01 11:04수정 2022-05-01 11:45

연소 과정에선 대기오염 적지만
생산 과정서 자연훼손·탄소배출 많아
여름철 스모그 현상 악화 비판도
에탄올 원료가 되는 사탕수수. 게티 이미지
에탄올 원료가 되는 사탕수수. 게티 이미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휘발유의 에탄올 첨가 비중을 기존 10%에서 15%로 높일 수 있게 허용하기로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치솟고 있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서다. 에탄올 첨가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휘발유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서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결정을 두고 일각에선 ‘환경파괴’란 비판이 나온다.

휘발유는 이산화탄소 배출 주범으로 꼽히는 화석연료다. 휘발유 사용량을 줄이는 정책인 만큼 친환경 소리를 들어야 마땅한데, 왜 거꾸로 환경파괴 지적이 제기될까.

휘발유에 첨가되는 에탄올은 ‘바이오에탄올’이다. 바이오디젤과 함께 ‘바이오 연료’로 분류된다. 지난 수십 년 전부터 휘발유와 경유 등 수송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이는 대안 에너지로 쓰여왔다. 일반적으로 바이오에탄올은 사탕수수와 옥수수 등 당 성분이 포함된 식물에서 추출되고, 바이오디젤은 팜유 등 기름에서 뽑아낸다. 바이오란 수식어가 붙은 배경이다. 식물성 원료는 재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도 한다.

휘발유는 산소 함량이 없다. 불완전 연소에 따른 일산화탄소 배출이 많다. 반면 산소를 포함한 바이오에탄올은 불완전연소가 거의 없는 편이다. 따라서 바이오에탄올은 휘발유와 달리, 대기 오염 물질을 많이 배출하지 않는다. 바이오에탄올은 가솔린 엔진의 연소 과정에서 이상폭발을 일으키지 않는 한계 수치인 옥탄가도 높다. 반면 ‘짬뽕 연료’라 불리는 휘발유는 여러 유형의 탄화수소가 혼합된 연료라 옥탄가가 낮아 엔진의 열효율이 떨어진다. 이런 이유로 바이오에탄올은 지금껏 친환경 수송 에너지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런 계산에 식물성 원료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과 자연훼손 상황은 반영되지 않았다. 바이오 연료의 재료가 되는 사탕수수, 팜유, 옥수수 등은 생산 과정에서 자연을 크게 훼손하고 대기 오염 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브라질에선 사탕수수 농장을 확대하며 열대우림을 파괴한다는 비판이 있었고, 인도네시아산 팜유는 저렴한 농작법으로 숲에 불을 지르는 방식이 사용된다. 바이오 연료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화석연료를 훨씬 웃돈다는 연구 자료도 나온다. 일본 경제산업성 자료에 따르면, 브라질산 사탕수수 원료 에탄올은 휘발유에 견줘 최대 218%, 미국산 옥수수 원료 에탄올은 최대 119%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바이오에탄올이 여름철 스모그를 악화시킨다는 비판도 나온다. 미국이 여름철에 에탄올 고함량 휘발유 판매를 금지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바이오에탄올에 ‘청정연료’란 수식어를 붙이지 않는 배경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선 바이오에탄올이 물과 에탄올로 분리되는 현상으로 연료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며 휘발유에 에탄올을 섞지 못하게 하고 있다.

대안으로 식물성 원료 대신 폐식용유 등 비식물성 원료를 통해 만든 차세대 에탄올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상용화 단계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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