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대두 가격 내렸는데도, 식용유 소비자값은 올라”

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2018∼22년 조사
백화점, 1.8ℓ 같은 제품 최대 2769원 비싸게 팔기도

콩기름 원재료 대두유 가격이 내렸음에도 콩기름 출고가와 소비자 가격은 올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

식용유 중 가장 많이 쓰이는 콩기름의 원재료인 대두유 가격이 내렸음에도 콩기름 출고가와 소비자 가격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공개한 2018∼2022년 6월 콩기름 가격 분석 결과를 보면, 원재료인 대두유 가격과 콩기름 소비자 가격 추이가 엇갈렸다. 지난 6월 기준 콩기름 원재료인 대두유 가격은 2018년 1월 대비 748원 상승했다. 하지만 씨제이(CJ)제일제당, 오뚜기, 사조해표가 만든 콩기름의 소비자가는 평균 2979원 올랐다. 소매 인상가가 원재료 인상가의 4배에 이른 셈이다.

2018~22년 6월 콩기름 원재료 가격과 소비자 가격 비교 표(단위:원). 한국무역협의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제공

원재료 가격이 내렸음에도 콩기름 소비자 가격은 오른 경우도 많았다. 예를 들어 지난해 8월 대두유 가격은 전월 대비 1.5% 내렸지만 소비자가는 3.5% 올랐다. 협의회는 “제조사들 주장과 달리,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라 소비자 가격이 오르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제품의 유통 업태별 가격이 크다는 점도 확인됐다. 협의회가 올해 1~7월 콩기름 1.8ℓ당 가격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유통사별로 최대 2769원까지 가격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일반 슈퍼마켓 판매가가 다른 곳들에 비해 저렴한 경우가 많았다.

평균 소비자가가 7920원인 씨제이제일제당 ‘백설 콩 100%로 국내에서 만든 콩기름’은 일반 슈퍼마켓에선 7467원에 팔리는 반면, 백화점에선 8349원에 팔리고 있었다. 평균 소비자가가 7800원으로 다른 제품에 비해 가장 저렴한 사조해표 ‘식용유 콩기름’은 일반 슈퍼마켓에선 7240원, 백화점에선 8357원에 팔렸다. 평균 가격이 8161원으로 가장 비싼 오뚜기 ‘콩 100% 식용유’는 대형마트에서 7233원에 팔린 반면, 백화점에선 이보다 2769원 비싼 1만2원에 팔렸다.

2022년 1~7월 유통업태별 1.8ℓ 기준 콩기름 제품 평균 가격(단위: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제공

협의회는 “콩기름은 치킨, 튀김류, 과자류 등 소비자들이 비교적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식품 조리에 쓰이는 기초 식재료”라며 “더 이상 가격을 올려 소비자에게 부담을 떠넘겨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정인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