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델리코너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모습. 롯데마트 제공
외식물가의 고공행진 속에 대형마트 외식 메뉴가 날개를 달았다. 반값 치킨에 이어 일식·중식·양식 메뉴 모두 ‘저가공세’를 펴고 있는 대형마트의 마케팅에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적극 호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9일 이마트의 집계를 보면, 올해(1~9월) 이마트의 네타형 초밥(생선살 등을 밥 위에 올린 초밥)이 월 평균 49만개씩 팔려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초밥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4.6%가 증가했다”며 “네타형 초밥의 경우, 월 49만여개씩 팔려 지난해보다 월 4만개 이상 더 팔렸다”고 말했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이마트는 초밥류 매출이 올해 처음 1천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판매량 증가는 일식뿐 아니라 중식·분식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 즉석조리 매장에서는 올해 양장피가 70만여개나 판매되며 매출이 18.6%나 늘었다. 팔보채와 유산슬도 각각 196.2%, 160.5% 매출이 신장해 모두 29만여개가 팔려나갔다. 분식류 매출도 신장했다. 떡볶이는(냉동) 매출이 133.7%, 김밥도 33.7%나 올랐다.
간편한 밀키트 상품도 판매량이 증가 추세다. 주로 레스토랑 메뉴로 인식됐던 파스타의 경우,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PB) 상품인 피코크 밀키트 제품의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81.4%나 늘었다.
롯데마트 역시 올해 들어 8월까지 델리(즉석조리) 코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0%가량 늘었다. 롯데마트가 내놓은 반값 탕수육과 깐쇼새우는 행사 기간 각각 3만6천팩, 2만3천팩이 팔려나갔다. 롯데마트는 이외에도 반값 양장피, 반값 비빔밥 등을 잇달아 출시하며 ‘가성비 경쟁’에 앞장서고 있다.
이렇게 대형마트의 가성비 즉석조리 식품 판매량이 급증한 것은 외식물가 고공행진이 계속 이어지는 등 물가 인상 압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은 9.0%로, 1992년 9월(9.0%) 이후 30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치킨(10.7%)과 생선회(9.6%) 가격 인상률이 높았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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