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야채를 고르는 소비자의 모습. 씨유 제공
가족과 떨어져 서울 영등포구에 혼자 거주 중인 조아무개(47)씨는 최근 치솟는 밥상 물가 탓에 외식 대신 ‘집밥’을 해 먹고 있다. 조씨는 “가족들과 떨어져 살다 보니 생활비가 이중으로 드는 처지라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저녁을 집에서 먹을 땐, 될 수 있는 한 집밥을 해 먹으려고 노력 중”이라며 “요즘은 온라인 배송이 잘 돼 야채나 고기 등은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먹는데, 할인 쿠폰까지 꼼꼼히 챙겨서 쓰는 것은 물론, 식자재를 버리지 않기 위해 소량씩 나눠서 얼려놓고 먹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외식’을 포기하고 ‘집밥’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선·가공식품은 물론 소형 조리 가전 판매도 늘고 있다.
지마켓은 올해 3분기 상품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신선 식재료 및 가공식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크게 늘었다고 19일 밝혔다.
종류별 판매량을 보면, 쌀과 포장김치는 지난해보다 각각 22%와 21% 더 많이 팔렸다. 육류 판매량도 닭고기·달걀 68%, 돼지고기 28%, 소고기 23% 등 모두 증가했다. 주요 식자재 판매량도 늘어, 마늘은 30%, 양파는 29%, 버섯·나물류는 24%, 젓갈·액젓류는 26% 늘었다. 가공식품은 식용유가 지난해보다 30% 증가했고, 조미·양념류 24%, 고추장 15%, 간장 13% 순으로 판매량이 늘었다. 같은 기간 1인당 구매금액도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이 각각 18%와 8% 증가했다. 꽃게(35%), 새우(16%), 가리비(110%), 전복(30%) 등 제철 수산물 판매량도 늘었다.
지마켓 관계자는 “물가가 크게 오르니 외식을 즐기려는 수요가 주춤하고 집밥을 해 먹는 사람이 느는 추세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집밥을 찾는 ‘알뜰족’이 늘면서 소형 주방 조리 가전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전자랜드가 10월1~10일 가전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전기오븐(56%), 전기밥솥(34%), 에어프라이어(30%) 등 소형 주방 조리 가전의 판매량이 상승했다. 커피를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경향에 따라 커피머신 판매량도 33%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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