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만5천원으로도 먹기 힘든 삼계탕. 지난달 기준으로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은 1만6346원이었다. 클립 아트 코리아
서울 성북구에 사는 주부 류아무개(42)씨는 올해 들어 외식을 거의 하지 않았다. 4인 가족이 함께 밖에 나가 삼겹살이라도 먹을라치면 최소 10만원 지출은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류씨는 “매 끼니를 준비하는 것이 다소 버겁긴 하지만 애들 학원비, 공과금, 식료품비까지 전부 오른 상황에서 외식까지 자주 하면 감당하기 어렵다”며 “나들이 갈 때도 가급적 김밥을 싸서 가고, 가족들 생일에도 집에서 생일상을 차리는 등 외식비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냉면 1만1천원, 삼겹살 2만원, 짜장면 7천원, 비빔밥 1만원….
대표적인 외식 품목 가격이 지난달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서민들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17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8개 외식 품목의 서울지역 평균 가격이 지난해에 견줘 최고 13% 가까이 올랐다.
특히 상승률이 높은 품목은 삼계탕이었다. 지난해 4월 서울지역 기준 1만4500원이었던 삼계탕은 지난달 1만6346원으로 12.7% 상승했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삼계탕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 식당가의 모습.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짜장면은 6146원에서 6915원으로 12.5%가 올랐고, 삼겹살(200g 환산 기준)은 1만7261원에서 1만9236원으로 11.4%가 뛰었다. 김치찌개 백반은 7154원에서 7769원으로 8.6%, 김밥은 2908원에서 3123원으로 7.4%, 냉면은 1만192원에서 1만923원으로 7.2%, 비빔밥은 9538원에서 1만192원으로 6.9%, 칼국수는 8269원에서 8808원으로 6.5% 올랐다. 이 가운데 냉면, 짜장면, 김치찌개 백반, 칼국수 등 4개 품목은 지난달과 비교해도 가격이 상승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달 외식물가 지수는 117.15(2020년=100)로, 한 달 전보다 0.7% 상승했다. 2020년 12월부터 29개월째 오름세다. 외식물가 상승률 역시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작년 9월 9.0%까지 급등한 뒤 지난달 7.6%로 둔화했지만, 외식물가에 대한 부담은 매달 늘고 있는 셈이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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