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에 사는 주부 김아무개(43)씨는 오는 10일 말복을 맞아 집에서 가정간편식 삼계탕을 준비하기로 결심했다. 1인당 2만원 가까이하는 삼계탕을 식당에서 사 먹으려니 부담이 너무 크고, 재료를 사다 직접 끓이려니 폭염에 엄두가 안 나는 까닭이다. 김씨는 “삼계탕 밀키트 3인분을 사도 최저가로 주문하니 3만원대다. 건너뛰긴 아쉬우니 간편하고 저렴하게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말복에도 삼계탕을 준비하는 소비자의 부담은 초복·중복보다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닭고기 가격 상승세가 여전한 탓이다.
9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를 보면, 전날 기준 ㎏당 닭고기 소매가는 6151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 5690원보다 8.1%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복(8월15일)을 3일 앞둔 12일 기준 5639원에 견줘도 9.1% 높은 수준이다.
닭고기 가격은 사룟값 등 생산비가 증가하고, 사육 규모가 전반적으로 줄어 공급이 감소한 탓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농림축산식품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집중호우로 닭 73만8800마리가 폐사했다. 더불어 최근 35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환기와 온도 관리를 위한 시설 전기료 부담도 급증하고 있어 닭고기 가격 안정은 당분간 불투명한 상태다.
닭고기 가격 상승에 더해 인건비·임대료·에너지 비용 부담이 늘면서 음식점 삼계탕 가격도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을 보면, 지난 6월 서울 삼계탕 가격은 평균 1만642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4885원)과 비교해 10.3% 상승했다.
집에서 삼계탕을 끓여 먹어도 부담스럽긴 매한가지다. 앞서 한국물가정보가 초복(지난달 11일) 즈음 삼계탕 재료 7가지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평균 비용은 3만4860원이었다. 이는 지난해보다 11.2% 오른 가격이다.
한편, 닭과 함께 여름철 보양식 재료로 꼽히는 오리고기 가격도 1년 전과 비교해 올랐다. 전날 기준 오리(20~26호) kg당 평균 도매가는 6427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 4653원보다 38.1%나 상승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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