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제철 과일인 귤조차 마음대로 못 먹겠어요.”
귤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 겨울을 기다리는 이아무개(48)씨는 지난 25일 동네 마트에서 귤을 사려다가 깜짝 놀랐다. 작은 봉지에 담겨 있는 귤이 4980원이나 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집에 와서 꺼내 세어보니 16개밖에 들어있지 않았다”며 “산술적으로 한 개에 311원 꼴이던데, 작년에 견줘서도 너무 비싼 느낌”이라고 말했다.
올해 이상 기온에 따른 생산량 감소와 비료값·인건비 상승 등 영향으로 과일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겨울철 대표 간식 감귤 역시 1년 전보다 13%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지난 24일 기준으로 감귤(노지) 소매가격은 10개에 3564원으로, 1년 전인 3141원보다 13.5% 비쌌다. 이는 평년 가격 2998원과 견줘서는 18.9%나 높은 수준이다.
평년 가격은 최근 5년치 연도별 가격 중 최대·최소치를 제외하고 낸 평균값을 말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귤 가격 상승은 비료와 인건비 등 농산물 생산 비용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다른 과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자 소비자들이 겨울철 대체품인 귤 수요를 늘리면서 덩달아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올해 봄철 이상 저온에 이은 여름철 폭우·폭염·태풍 등 날씨의 영향으로 사과와 단감 등 다른 과일 가격 역시 1년 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과(후지) 가격은 10개에 2만8442원으로 1년 전보다 27.1%, 평년보다는 29.3% 비싸다. 단감 역시 10개에 1만6354원으로 1년 전보다 46.5%, 평년보다 51.7% 비싸다. 방울토마토 가격은 1㎏에 1만856원으로 1년 전보다 33.5%, 평년보다 42.6% 높다. 멜론 역시 1개에 1만3184원으로 1년 전보다 19.2%, 평년보다 31.4%나 비싼 수준이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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