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이치씨의 대표 메뉴인 뿌링클도 3천원 올라 2만1천원이 됐다. 비에이치씨 누리집 갈무리
각종 모임이 끊이지 않는 연말, 또다시 치킨 가격이 들썩이게 됐다. 치킨 프랜차이즈 비에이치씨(bhc)가 뿌링클 등 대표 제품 가격을 최고 3천원 인상하기로 했다. 1만원대 치킨의 멸종 시대가 도래했다.
비에이치씨는 “오는 29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치킨 메뉴를 비롯한 85개 제품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500원~3천원까지 인상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평균 인상률은 12.4%다. 비에이치씨가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지난 2021년 12월 이후 2년 만이다.
품목별 가격 인상 내용을 보면, 비에이치씨의 대표 메뉴인 뿌링클과 맛초킹 가격은 기존 1만8천원에서 3천원 오른 2만1천원으로 3천원 오른다. 양념치킨도 3천원 올라 2만1천원에 판매된다. 후라이드 치킨과 골드킹은 1만7천원에서 2만원으로, 바삭클은 1만6천원에서 1만8천원으로 각각 오른다. 부분육 메뉴 역시 품목별로 1천~3천원 인상된다.
비에이치씨 본사 관계자는 “주문 중개 수수료와 배달 대행 수수료,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지속하는 원부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악화한 가맹점 수익 개선을 위해 부득이하게 가격 조정에 나서게 됐다”며 “다만, 현재 1만7천~1만8천원대인 비에이치씨 치킨은 이번 인상으로 다른 치킨 브랜드와 비교해 대체로 비슷해지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소비자 판매가 인상과 함께 비에이치씨 치킨이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자재 가격도 평균 8.8% 인상된다. 비에이치씨는 점주들의 주문 중개 수수료 마케팅 지원 등을 위해 초기 2개월간 지원금을 책정해놓은 상태다.
비에이치씨 본사 관계자는 “그간 물가 안정을 위해 가맹본부와 점주협의회 양쪽이 신뢰를 갖고 일정 부문 고통 분담을 해왔다”며 “그러나 주문·배달 수수료, 인건비, 임대료 등 고정비 상승으로 수익이 악화한 가맹점주들의 지속적이고 강력한 가격 인상 촉구에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비에이치씨 가맹점주협의회가 올해 여러 차례 열린 간담회에서 수익 개선을 위한 가격 인상을 요구해왔다는 설명이다.
앞서 교촌치킨은 지난 4월 제품 가격을 500원∼3천원 인상했으며, 비비큐(BBQ)는 지난해 5월 주요 제품 가격을 2천원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액 5075억원, 영업이익 1418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7.9%에 달하는 비에이치씨 본사가 가맹점주의 요구를 핑계로 가격 인상에 나선 것에 대해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에이치씨 본사의 영업이익률은 경쟁업체인 비비큐(15.3%)나 교촌(0.5%)에 견줘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