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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제주항공 주력기 ‘Q400’ 안전성 논란의 진실

등록 2006-07-21 15:29수정 2006-07-22 11:38

저가항공을 표방한 제주항공의 주력기 ‘Q400‘의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주항공 제공
저가항공을 표방한 제주항공의 주력기 ‘Q400‘의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주항공 제공
<이코노미21> ‘캐나다 Q400 대책회의’서 “안전하다” 결론
일 요미우리신문 보도가 논란 불러
국내 언론 인용보도에 제주항공 "억울하다"
“안전하다.” “그렇지 않다.”

갑론을박이 뜨겁다. 캐나다 봄바르디아사가 제작한 ‘Q400’의 안전성을 둘러싼 공방이다. Q400 안전성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기사가 국내 언론에 소개되면서부터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6월11일 “일본 국토 교통성이 Q400기의 기체고장 52건을 분석한 결과, 제조사의 제조 및 설계단계의 문제로 파악, 캐나다 정부에 이의개선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Q400의 안전성에 의문을 품은 것이다.

<요미우리신문> 보도 정확 했나

이는 ‘Q400의 안전성은 상당히 뛰어나다’는 기존의 관측을 뒤엎는 주장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Q400은 89만번 이착륙하는 동안 사망사고가 단 한 번도 없다. 사망사고율이 ‘제로’인 기종은 Q400과 보잉777 등 둘 뿐이다. Q400을 주력기로 운용하고 있는 제주항공이 <요미우리신문>과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면서 목청을 높이고 있는 까닭이다.

제주항공 함대영 고문은 “<요미우리신문>과 국내 일부 언론의 보도는 일정부분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정작 중요한 내용은 다루지 않았다”고 발끈했다.

과연 그럴까. 지난 4월25일. 캐나다 토론토에선 ‘Q400의 운항장애 및 개선대책회의(이하 Q400 대책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엔 캐나다 항공국·일본 항공국(JCAB)·봄바르디아사·일본항공사 등이 참석했다. ‘Q400 대책회의’가 열린 이유는 Q400을 운용하고 있는 일본 항공사(JAC·ANA·VET)가 총 52건의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요미우리신문>의 보도는 이 대목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에 대해선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제주항공의 주력 Q400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한 일본  신문 6월11일자 영문판.(우),  지난 4월25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개최된 ‘Q400의 운항장애 및 개선대책회의(이하 Q400 대책회의)’ 평가서. ‘Q400 대책회의’에서 캐나다 항공국은 ‘Q400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공식 확인했다.(좌)  ⓒECONOMY21 사진
제주항공의 주력 Q400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한 일본 신문 6월11일자 영문판.(우), 지난 4월25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개최된 ‘Q400의 운항장애 및 개선대책회의(이하 Q400 대책회의)’ 평가서. ‘Q400 대책회의’에서 캐나다 항공국은 ‘Q400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공식 확인했다.(좌) ⓒECONOMY21 사진

캐나다 항공국은 이날 Q400에 대해 자체적으로 실시한 ‘위험평가(Risk Asses)’를 발표했다. ‘위험평가’ 결과는 ▲Extremly High(극히 위험) ▲High(위험) ▲Medium(중간) ▲Low(낮음) 등 4단계로 나뉜다. ▲Extremly High ▲High는 심각한 문제 발생을 의미, 운항이 불허된다. 반면 ▲Medium ▲Low는 별다른 개선조치 없이도 운항이 가능하다.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Q400은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Q400 대책회의’의 위험평가 결과다.

“Q400에 제기된 문제 49건(조종사 과실 3건 제외) 중 48건은 Low로 판명됐다. ‘앞 착륙바퀴 센서 배선이 이상하다’는 문제는 Medium으로 결론 났다. 현재 이 문제는 설계 변경을 거쳐, 개발을 완료한 상태로 내구성을 시험 중에 있다.” Q400기의 안전성 논란을 부추긴 요미우리발(發) 보도가 다소 과장됐고, 이를 국내 언론이 전혀 여과하지 않은 채 기사화했음을 엿볼 수 있다.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은 또 있다. <요미우리신문>과 국내 일부 언론은 ‘일본측이 Q400의 기체 결함 및 제작 불량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는 뉘앙스로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는 Q400의 잦은 고장의 원인이 정비 불량이나 조종사의 오작동 때문이 아니라 Q400기 자체의 제작 불량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사실과 거리가 멀다. 일본 측이 제기한 문제는 기체 결함이 아닌 ‘낮은 정시운항률’에서 기인한 것이다. 정시운항률은 말 그대로 정시에 운항되는 확률을 뜻한다. 반대말은 지연율이다. 예컨대 운항하기 전 특정 문제가 발생, 이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30분이 소요되면 그만큼 정시운항률은 떨어진다.

국내 항공사는 통상 10~15분 이상 지체되면 ‘정시운항’에 실패한 것으로 본다. 정시운항율은 기체결함이 아닌 배선·센서·소프트웨어의 문제에서 발생한다는 게 정설이다. 때문에 정시운항율과 기체결함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이는 ‘Q400 대책회의’의 위험평가 결과에도 표현돼 있다. “… 일본측이 제기한 49개의 문제는 기체·엔진의 근본적인 결함이 아니고 안전문제가 아니다. 정시운항률 저하와 관계한 문제임을 확인한다. 그리고 이는 배선·센서·소프트웨어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제주항공측은 “다소 낮았던 Q400의 정시운항률도 상당히 보완됐다”고 주장했다. 제주항공 이재이 차장은 운항 초기 Q400의 정시운항률은 90% 초반이었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보잉·에어버스 제트 기종과 유사한 97~98%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측이 <요미우리신문>과 국내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아쉬움을 금치 못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견제구 플레이에 당했다”


제주항공 함 고문은 답답한 심경을 이렇게 표현했다. “일본 ANA 항공사가 최근 Q400을 추가로 3대 발주했다. ANA사는 Q400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던 바로 그 항공사다. Q400에 대해 확신이 없었다면 어떻게 추가 발주를 할 수 있었겠는가. 이는 Q400의 안전성에 대해 신뢰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결과적으로 <요미우리신문>의 보도는 사실관계가 크게 어긋나 있다. 이를 그대로 인용한 국내 언론 보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처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일부 국내 언론이 부추긴 제주항공의 주력기 Q400 안전성 논란은 사실과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국내 언론은 <요미우리신문>을 그대로 인용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제주항공 측은 입을 꽉 다물면서도 “제주항공을 견제하기 위한 거대항공사의 언론플레이 아니겠는가”라면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일본에서 불어온 Q400 안전성 논란. 그 진실이 궁금하다.

이윤찬 기자 chan4877@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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