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공무원 시절 국비 유학으로 학위를 얻은 뒤 공직을 사퇴하고 교수가 된 전력으로 불거진 ‘혈세 먹튀’ 논란에 대해 “개인의 선택”이라며 사과하지 않았다.
이창양 후보자는 9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상당수 의원이 과거 행보에 대해 ‘체리피킹’, ‘이기적 행위’라고 비판했지만 고개 숙이지 않았다. 그는 1985년 행정고시(25회)를 수석으로 합격한 뒤 상공부(현 산업부) 사무관으로 일하던 1993년 7월 국외 훈련 명목으로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뒤 유학휴직을 통해 같은 대학원 박사 과정에 등록했다. 유학 도중 복귀했지만 곧 휴직을 낸 뒤 대학원으로 돌아가 1999년 7월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산업부에 복직했지만 5개월 만에 퇴직하고, 이듬해 카이스트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이 과정에서 석사는 물론 박사 학위 과정에서도 정부로부터 일부 지원을 받아 “나랏돈으로 유학을 다녀와 개인 스펙으로 활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날 조정훈 시대의힘 의원은 “하버드대학(원) 입학도 공무원 자격 아니었다면 입학이 어려웠을 것이고, 당시는 외환위기 시절인데 석·박사 따낸 뒤 이직했다”며 “대한민국이 공직자에게 베푼 제도를 제대로 벗겨 먹었다”고 말했다. 또 “청문회를 보는 산자부 관계자들에게 진심으로 ‘나처럼 하면 나처럼 된다’고 말할 수 있냐”며 “공직이기 때문에 학위를 받아서 6개월 만에 카이스트로 간다면 어떻게 답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본인의 선택”이라며 “어디를 가든 국가를 위해서 기여하라고 얘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 의원은 “그렇다면 국가가 보내준 돈, 기회에 대한 보상은 무엇이냐? 국민이 혈세 내 공무원들 유학 보내줄 때 6개월 만에 민간으로 가도 된다는 것이냐”며 “그렇게 생각하니 (이력을 봐도) 감동이 없다. 어떻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도 안하냐?”고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학교로 옮기는 과정에서 유학이 뒷받침했던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대신 후학 양성을 열심히 했다”고 답했다.
앞서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비나 세금을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데 활용한 사람은 아닌지, 그런 얌체 같은 사람이라는 평가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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