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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장관 앞서 ‘윤심’ 검찰 인사, 대통령 직할 체제 원하나

등록 2024-01-22 18:12

2022년 9월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차출로 공석이 된 법무부 장관 자리를 비워둔 채, 장관 대행을 하던 법무부 차관을 교체했다. 또 후속 인사로 ‘윤석열 사단’ 검사들을 법무부와 검찰 핵심 보직에 나란히 배치했다. 장관은 한달씩이나 비워두면서 차관은 신속하게 교체한 것을 두고 총선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자, 부랴부랴 후임 장관 내정을 발표했다. 아무리 윤 대통령의 지상 과제가 총선 승리라 해도 이렇게까지 무리수를 두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법무부는 22일 대검 차장(신자용)과 법무부 검찰국장(권순정) 인사를 단행했다. 앞서 사직한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 후임으로 심우정 전 대검 차장을 임명한 데 따른 인사다. 대검 차장과 법무부 검찰국장은 차기 검찰총장을 바라볼 수 있는 요직이다. 이 자리를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총애한 후배 검사들로 채운 것이다. 검찰 내 윤석열 사단의 정점이라 할 이원석 검찰총장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까지 포함하면 ‘윤심’이 고스란히 반영되는 체제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을 통해 검찰 수사를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게다가 이 정권 들어 공직 인사 검증 기능까지 갖게 됐고, 저출생 대책으로 ‘이민청’ 신설도 추진 중이다. 법무부 장관 인사를 한달 넘게 미룬 것은 이런 중요한 일들이 진행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여긴 것이었나. ‘한동훈 차출론’이 불거진 것은 지난해 10월 무렵이었기 때문에 후임 장관 후보자를 물색할 시간은 충분했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후임 인사는 뒤로 미룬 채 지금까지 검찰 장악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은 지금 문재인 정권 인사들을 겨냥한 수사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집권 초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강제 북송’ 수사로 포문을 연 뒤, 총선을 코앞에 둔 지금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과 관련해 장하성·김수현·김상조 등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이들을 줄줄이 소환하고 있다. 최근에는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과 관련해 재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만 해놓고 한달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더욱이 국민의힘이 고발한 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특혜 방문 의혹’ 사건을 함께 배당해 ‘물타기’라는 의심을 받는다. 검찰이 이렇게 드러내놓고 ‘윤심’만 살펴도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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