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4.3%를 기록하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 참고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가계의 향후 1년에 대한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보다 0.4%포인트 떨어진 4.3%였다. 앞으로 1년간 물가가 그만큼 오를 것으로 소비자들이 내다봤다는 뜻이다.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전 세계 물가 흐름이 진정되면서 정점이 가까운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온 것 같다”며 “올해 하반기에 물가 정점이 나타날 것이라는 정부 발표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물가지수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아직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제 유가보다 식량 물가에 대한 우려가 더 높아진 것도 눈에 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을 물어보니, 농축수산물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47.5%(복수 응답)로 가장 높았다. 지난달보다 7.4%포인트 올랐다. 21.0%포인트 떨어진 석유류 제품(47.0%)이 그 뒤를 이었다. 공공요금도 45.6%로 전달(48.5%)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소비자들이 인식한 지난 1년간의 물가 상승률은 5.1%로 지난달 조사한 것과 동일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다. 황희진 팀장은 “폭우와 기상 문제로 채소 물가가 많이 오르는 등 생활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6개월 후 금리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금리수준전망 지수는 149였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던 지난달(152)보다 떨어지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한은의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다소 누그러졌다는 의미다.
종합적인 소비자 인식을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88.8로 한 달 전보다 2.8 올랐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생활형편과 경기에 대한 가계의 현재 인식과 전망, 가계수입과 소비지출에 대한 전망 등 총 6개 지수로 구성돼 있다. 구성 지수 중에서는 소비지출전망이 유일하게 0.7 떨어지며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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