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등 '매파(금리인상 선호)' 기조를 이어가자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돌파한 가운데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출금리 인상, 경기 둔화, 환율 상승, 원자재 가격 급등 같은 가격 충격이 동시다발로 수개월 이상 이어지면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총이자비용도 감당 못하는 ‘한계기업’이 지난해(14.9%)보다 상당폭 증가해 올해 18.6%까지 이를 것이라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기업의 총차입금 중에 한계기업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보다 5%포인트가량 증가한다는 추산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9월)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한계기업 비중(자산 120억원 이상, 매출액 100억 원 이상, 종업원 100명 이상 등 전체 외부감사기업 중에서 분석대상표본 2만4005개 대비)은 14.8%(3572개)였다. 올해는 기업 차입금과 대출금리, 환율, 원자재가격 등이 지난해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분석대상 2만4천여개 기업 중 한계기업 수는 16.1%로, 한계기업의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5.9%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은은 여기에 최근 1년동안의 기업대출 증가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3.0%정도까지 오르고, 환율 및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단위 영업비용이 1% 추가로 증가하는 상황을 모두 가정할 경우 한계기업 수는 분석대상 외감기업의 18.6%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계기업의 차입금이 분석대상 외감기업의 총차입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5%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요컨대 지난해 대비 한계기업 수는 3.7%포인트, 한계기업의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7%포인트 증가한다는 것이다. 한은은 “지난해 경기회복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축소되었던 한계기업 비중이, 국내외 경기둔화, 대출금리 상승, 환율 및 원자재가격 상승 등 경영여건과 이자상환능력 악화로 올해는 전년대비 상당폭 상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의 경영여건 악화가 지속될 경우, 정상기업과 달리 한계기업의 수익성·유동성 및 자금조달 안정성 등 재무건정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높다. 그동안 하락세를 보이던 한계기업의 부실위험(1년 후 자본잠식·폐업 등 부도 상태로 전환될 확률)은 이미 상승으로 전환(2021년 3.52%→22년 3.75%)됐다. 한은은 “한계기업의 비은행권 자금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한계기업 부실이 현재화되면 관련 부실이 금융시스템 전체로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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