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의 한 은행에 붙은 대출 광고. 연합뉴스
지난 1년여간 예대금리차가 커진 데에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늘고, 은행 간 경쟁이 시들해진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1년 동안 예금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이전보다 0.28%포인트(잔액 기준)만큼 더 벌어졌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기에 고정금리 대출이 확대되도록 하는 한편, 은행 간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된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의 실효성을 보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은 18일 발간한 이슈노트 ‘우리나라 은행의 예대금리차 변동요인 분석 및 시사점’에서 이같이 밝혔다. 예금과 대출금리의 차이는 잔액 기준으로 봤을 때 지난해 7월 초 2.12%포인트에서 올해 6월 말 2.40%포인트로 확대된 바 있다. 한은은 2010년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3개 일반은행의 자료를 이용해 예대금리차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기준금리와 예금·대출 구성’ ‘대출태도와 대출시장 경쟁’ 등 5가지로 나눠 각 요인의 상대적 기여도를 살펴봤다. 예대금리차는 잔액과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나눠 분석했다.
먼저 잔액 기준으로 봤을 때는 기준금리와 예금·대출 구성의 상대적 기여도가 37.3%로 가장 컸다. 금리 상승기에 저원가성예금과 변동금리 대출의 비중이 높을수록 예대금리차는 더 확대된다. 지난 6월 말 잔액 기준으로 국내 은행들의 예금 중 55%가량은 시장금리 변화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예금으로 이뤄졌다. 반대로 시장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변동금리 대출은 총 대출의 약 70%를 차지했다.
신규취급액 기준으로는 대출태도와 대출시장 경쟁의 상대적 기여도가 20.0%였다. 은행 간 경쟁의 강도나 대출자산 확대 의지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특히 지난해 이후에는 정부의 가계대출총량 관리로 인해 은행들이 서로 경쟁할 유인이 줄었고, 가계대출태도도 강화했다. 그러면서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책정하는 가계대출 가산금리가 크게 오른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이처럼 금리 인상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돼 차주들의 이자상환 부담이 가중되는 현상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기에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늘어나는 현상은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은행채 장단기 스프레드가 확대되며, 고정금리대출 지표금리가 변동금리대출의 지표금리보다 크게 오르는 경향이 있다. 차주 입장에서는 당장 이자 부담이 적은 변동금리대출을 택할 유인이 더 큰 셈이다.
가계대출총량을 관리하면서도 은행 간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정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예대금리차 공시가 이뤄지고 있기는 하나, 은행들이 신용도가 높은 대출 비중을 늘리는 ‘꼼수’를 부리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은은 “금융당국은 은행 간 경쟁촉진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예상치 못한 문제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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