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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인플레에 쪼그라든 ‘실질임금’…임시일용직이 더 많이 줄었다

등록 2022-12-19 05:00수정 2022-12-19 10:35

‘인플레발 실질임금’ 임시일용직 -2.3~-3.5%
상용직 실질임금 감소폭 0.1~2.1%보다 커
내년에도 ‘높은 인플레이션 오래 지속’
취약노동계층 실질임금 하락 더 커질 우려
지난 11월29일 오전 지하철을 이용한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역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월29일 오전 지하철을 이용한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역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4~9월 물가상승분을 제거한 월평균 실질임금(월임금총액)이 임시일용직은 2.3~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직의 실질임금 감소폭보다 훨씬 컸다. 내년에도 한국 경제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오래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저소득 취약계층이 체감하는 실질임금 하락 고통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18일 <한겨레>가 고용노동부의 월간 사업체노동력조사 자료(1인 이상 전사업체 대상)를 분석한 결과, 올해 4~9월 월평균 실질임금(정액급여+초과급여+특별급여)은 전체 임금노동자, 상용직, 임시일용직 모두 매달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목임금은 상승했지만 물가상승폭이 훨씬 커 실제 임금 가치는 하락한 결과다. 특히 임시일용직은 2.3%(4월)~3.5%(6월)나 줄어들었다. 예컨대, 전년 동기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0%였던 6월의 경우 임시일용직의 월평균 실질임금은 161만7천원으로, 2021년 6월(167만6천원)에 비해 3.5% 감소(5만8천원)했다.

같은 기간 상용직의 월평균 실질임금은 0.1~2.1%, 전체 임금노동자는 0.3~2.3% 감소했다. 6월의 경우 상용직의 월평균 실질임금은 357만1천원으로 전년(360만6천원)에 견줘 1.0%(3만4천원) 줄었고, 같은 달 전체 임금노동자의 월평균 실질임금은 338만4천원으로 1년 전(342만2천원)에 비해 1.1%(3만7천원) 감소했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노동시장에서 불안정·저소득 취약계층인 임시일용직은 중·고소득자에 속하는 상용직에 비해서도, 또 전체 임금노동자에 견줘서도 실질임금 감소폭이 훨씬 더 큰 셈이다.

분기별로도 올해 2분기와 3분기 월평균 실질임금을 전년 동기 실질임금과 비교하면 임시일용직은 2.8%와 3.1% 감소한 반면 상용직은 0.9%와 1.5%, 전체임금노동자는 1.1%와 1.7% 줄었다.

임금노동자의 실질임금 추이를 연간으로 볼 수 있는 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2006년 이후 전체 임금노동자의 월 평균 실질임금이 전년 대비 줄어든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3.0%)과 2010년(-1.0%) 두 해뿐이다. 지난 코로나19 2년(2020, 2021)에도 실질임금은 1% 안팎 오른 바 있다.

한국은행은 내년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2%로 보면서 고물가 여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도 노동자 실질임금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초유의 상황이 도래할 공산이 커졌다는 뜻이다. 더욱이 내년에 경기 후퇴가 겹치면서 명목임금 상승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임금 상승폭이 물가를 상쇄하면서 구매력을 뒷바침해주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내년 한국 경제는 올해 누적적으로 인상된 금리가 실물경제(소비·투자·생산활동)를 본격적으로 제약하는 영역에 들어서면서 경기 하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물가 상승은 가격을 왜곡하고 저축을 잠식하고 투자의욕을 반감시키며, 성장을 저해하고 향후 경제에서 무언가를 계획하고 수립하는 일을 악몽으로 만든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에도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기업·가계의 투자·소비 계획을 악몽으로 만들고 저임금 노동자계층을 중심으로 실질임금이 더 큰 폭으로 하락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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