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소비자들이 앞으로 1년간 물가가 3.8%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써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반년 만에 4% 밑으로 내려왔지만, 내년 예정된 공공요금 인상을 감안하면 하락세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의 향후 1년에 대한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보다 0.4%포인트 낮은 3.8%였다.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4%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 6월(3.9%) 이후 처음이다. 최근 국제유가와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 참고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물가 상승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는 이제 공공요금에 집중되고 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복수선택)을 물어본 결과, 공공요금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67.3%로 전달보다 8.3%포인트 올랐다. 석유류 제품과 농축수산물은 각각 35.5%, 30.9%로 전달보다 3.6%포인트, 6.3%포인트 떨어졌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향후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국제유가 흐름, 국내 경기 상황, 공공요금 인상 등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여러 변수들의 불확실성이 커서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계속 하락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종합적인 경기 인식을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89.9로 전달보다 3.4 올랐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생활형편과 경기에 대한 현재 인식과 전망, 가계수입과 소비지출에 대한 전망 등 총 6개 지수로 구성돼 있다. 100보다 낮으면 장기 평균치(2003∼2021년)보다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월과 11월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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